함께 읽고 싶은 글귀들
지인에게 책을 선물할 일이 있어 서점에 들렀다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어 손에 집어 들고 왔습니다. 최근 TV 등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법륜스님이 쓰신 "행복"이라는 책입니다.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물을 거부할 수 없듯이 행복이라는 단어를 본 뒤 책을 집어온 걸 보니 저도 최근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최근 이런 종류들의 책이 시중에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사회를 살아가기가 각박해졌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일을 보며 이것저것 받게 되는 스트레스나 다스려 볼 겸 가볍게 읽기 시작하였는데 반나절만에 완독 할 정도로 읽기 쉬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허나 위로받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시려 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이 이 책은 위로라기보다는 법륜스님에게 혼나고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게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글과 말을 통해 일시적으로 위로하기보다는 일반인들이 마주치게 되는 다양한 상황을 객곽적으로 지적해주고 문제의 해결방법을 외부에서가 아닌 자기 자신에서 찾아야 한다는 결론이 담긴 책이었습니다.
일시적인 위안이 아닌 문제의 근본을 해결해 보고 싶다는 분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유드립니다. 이 글에서는 이 책을 읽으며 인상에 남은 몇 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마음에 울림을 느낄 수 있던 부분만을 정리하였기에 읽어보시며 크게 공감이 안 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1. 사람은 모두 이기적이다.
법륜 스님은 사람은 모두 이기적이라고 합니다. 물론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이해하는 사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3을 주면 상대로부터 7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자신은 해도 되지만 남들은 해선 안된다는 욕심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스님의 말씀대로 내가 3개를 주었는데 상대는 2개 만을 주었다고 해서는 스트레스만 늘어갈 뿐인 것 같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10을 주지만 아이는 대부분 부모에게 그 반도 못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부모는 없는 없습니다. 부모 역시 자신의 부모에게 더 큰 사랑을 받았기에 사랑의 총량은 같아지기 때문입니다.
2.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은 어떤 기준일까요? 누구나 이왕이면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인연을 맺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일까요? 결론은 내가 좋아하면 나에게는 좋은 사람이며, 내가 싫어하면 나쁜 사람이 되는 겁니다. " 세상에는 상대적인 나쁜 사람만이 존재하지 절대적으로 나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는 내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고 안 드는 사람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 마음에 드는 사람만 사귀려면 천 명 중에 열 명도 못 사귑니다. 언제나 저도 이런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를 현실에서 적용하려면 제 마음이 좁아서 그런지 참 어려웠던 거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나에게 잘해주고 못해주는 여부를 떠나 그 사람 자체의 선함을 살펴보려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3. 남을 비난하기 전에 나부터
인생을 살다 보면 자신의 본의와는 다르게 비난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타인으로부터의 비난에는 무감각한 반면에 내 마음속으로부터의 자신에 대한 비난은 괴로움을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나 자신의 비난과 타인으로부터의 비난이 일치되지 않는 경우에는 저 역시 상대를 비난하게 되는 일일 생기곤 합니다. 이런 경우 스님은 저에게 이런 조언을 해줍니다. " 내 마음이 흔들리니까 자꾸 그 비난이 귀에 들어오는 거예요. 우리는 남의 애기를 귀담아듣기도 해야 되지만 너무 구애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 나 자신의 마음 안에 파도가 일지 않고 고요해졌을 때 비로소 남을 비난하는 마음을 버리고 태연하게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불같은 성격을 이제 잘 다잡아서 나를 돌아보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4. 타인을 위로할 때 얻는 공덕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가 보이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외면하는 것이고 하나는 그들의 아픔에 빠져서 늘 근심에 빠지는 것입니다. 외면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지만, 실상 자기 생각에 갇혀 있는 건 둘 다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고통받는 당사자에겐 별 도움이 안돼요" , "우리가 남을 돕는 마음을 내면 그보다 몇 배나 더 큰 행복이 나아게 돌아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행복관은 내가 도움을 받는 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얻는 것이 행복'이라고 세뇌가 된 탓이에요"
스님의 말씀이 참으로 공감이 갔습니다. 우리는 연애를 할 때나 친구와 사귈 때 그 사람의 마음을 얻고 싶어 선물을 사주거나 좋은 장소에 데리고 가곤 합니다. 직장을 다니던 시절부터 도움을 주던 분의 소개로 최근 조금 다른 환경의 아이들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줄 계기가 있었습니다. 역시 제가 준 조그만 것들보다 훨씬 더 큰 마음의 힘을 얻고 올 수 있었습니다. 순도가 매우 높은 자신감과 행복감을 느낀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책은 우리 자신을 위로하기보다는 질책을 받는 느낌을 받는 책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한 장 한 장을 머릿속으로 되새김하며 자기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양서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두들 많은 스트레스와 걱정에 둘러싸여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살아가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한 번쯤 이 책을 손에 들고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발췌: 법륜 스님의 '행복' (나무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