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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공간 Jan 23. 2017

가족

꾸릴 수 있을까...

시골가는길.. 꼭 싸우는 엄빠.. 이제는 익숙할만한데 역시나 불편하고 피하고 싶다. 그리고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진다.


혼자 살기 편한 세상이라 둘이 맞춰 살아가는게 쉽지 않다. 도깨비 같은 신랑을 만날리 없고, 전우와 같은 동료애로 살 배우자를 찾으려니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면서도 이 험한 세상에 살아남으려면 함께 생존할 수 있는 배우자를 찾아야 할 것같기도 하다.


결혼, 양육, 직업... 이 모든 것을 꾸리며 살 수 있는 자신이 점점 없어진다. 사랑의 힘으로만은 분명 부족하기에 점점 계산을 하게 되고 어떤 공식에도 풀기 어려운 결혼이라는 과제를 시작도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다.


결혼, 양육, 직업.. 참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인데 언제부터 어려운 산수가 되어버린걸까...


자식만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부모님 아래 삶에 그리 큰 걱정없이 살았던 80년대 생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부모님과 함께 정신없이 살았다. 빨리 줄서야 하고 빨리 많은 것을 경험해야하고.. 빨리 하려면 혼자여야 편하다 보니 어느새 혼자가 되어버린..


그래서 나 좀 바라보고 찾겠다고 머물렀던 시간이 지나니 어느새 누군가 말하는 적당한 결혼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부모님을 바라보며, 결혼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생각이 많았는지 점점 결혼을.. 가족을.. 꾸릴 수 있는 자신이 점점 없어진다.


가족의 형태가 많이 변화했다지만, 어떤 공동체를 꾸리든 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할터. 혼자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기에(삶에 지쳐 혼자가 편해졌지만) 고민해본다.


난 어떤 사회 공동체와 맞을까? 가족으로 한정지었던 공동체를 넘어 또 다른 사회단위를 생각해본다. 부부공동체라면, 그 공동체를 책임지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한다. 그럴 것 같다. 그래도 다양한 삶의 양식을 찾고싶긴하다. 어느 공동체든 참 어렵지만 말이다.


예전에 지도 신부님이 추천서를 써주시며 하셨던 말이 있다. 사람들은 신앙공동체 하면 수도원만 생각하는데 다양한 삶이 있다. 그 다양성을 생각해 봐라.


요즘 공동주거, 마을 공동체 등 공동체성과 협력을 삶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면서도 그 삶의 가치가 어떻게 유지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결혼하면 살기 바쁘다는데 과연 공동체성이 잘 발휘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확보된 지금의 나는 적어도 내 모습 만큼은 잃지 않고 살았으면 한다. 결혼하면 또 다른 나의 역할을 할테니까..


어른이 되기 싫은 내가, 혼자가 편한 내가 과연 가족공동체를 꾸릴 수 있을지.. 꾸려야 하는건지.. 이제서야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설날을 맞이한다.


하.. 할머니께서 계속 결혼이야기 하신다. 큰아빠가, 고모가, 이모가, 사촌이... 결혼 이야기를 한다. 설날이다. _ 시골에 가면 항상 엄빠는 싸우신다.

눈이 많이 내려 험난했던 시골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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