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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요원 Aug 07. 2017

엄마의 음식

나는 요리를 못한다. 할 수 있는거라곤 요리라고도 보기힘든 달걀후라이정도. 그래서 언제나 내가 끓인 라면은 한강물이다.

본가에 내려가 엄마에게 라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엄마는 어느새 라면과 두 종류의 김치를 내 방으로 가져다주셨다. 그 라면은 한강물이었다.

엄마에게 물이 너무 많아서 맛이 없다고했다. 그걸 듣고 있는 엄마는 내 보조배터리에 터진 케이블을 테이프로 감싸며 '끓이다보니 물이 많은 줄 몰랐다'라고 답했다.

나는 언제나 엄마가한 음식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너무 짜. 싱거워. 안 먹을래.' 그럴때마다 그래도 맛있게 먹어달라며 엄마는 웃음지었다. 그런데 엄마는 내가 한 음식들을 좋아했다. 기름에 범벅이 된 감자전도, 알 수 없는 맛의 파스타도, 떡이 된 볶음밥도. 엄마는 늘 딸이 해준 음식이라며 연신 맛있다를 반복했다.

사실 엄마에겐 맛있는 음식보다 딸이 해준 음식이 더 컷을 테고,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마음은 '맛있다' 이 한마디로 충분했을 텐데. 나는 이제 맛있는 음식보다 엄마음식을 사랑해야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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