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아서 박아둔 물건과 옷을 버리긴 쉽지 않다.
언젠가 쓸 것 같아서, 입을 것 같아서 내려놓지 못한다.
오늘 나는 따듯한 옷들을 꺼내고 시원한 옷들을 정리하면서 옷 한 무더기를 버리기로 했다.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면서 고민한 결과다.
서울 기숙사살이를 올해로 마지막으로 하고 떠나는 발걸음의 시작인가 보다.
떠날때 비로소 버릴 수 있게 됐다.
한때 내게 머물렀던 것들을 떠나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까지 붙았았던 그 마음들을 떠나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