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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요원 Nov 14. 2017

2017년 3월의 어느 날

오늘 영화 글을 쓰기 위해서 예전에 수기로 쓴 노트를 펼쳐보았는데 지금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솔직함들의 향연이 있었다.
나는 언젠가 쓰기 싫어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고 솔직하지도 못했으며 좋은구석 한부분을 찾으려고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를 곱씹었다. 누구도 내게 그런 사탕발린 글을 강요한 적은 없지만 점점 나는 그렇게 펜이 아닌 컴퓨터 자판을 두들겼으며, 인터넷으로 보여지는 숫자들에 스스로의 기대치를 높여갔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뭘까. 단지 보여지기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글을 쓴다고, 다른사람들의 평범함 속에 영화같은 순간을 기대하는 척 연기를 해왔던 지난 날들을 돌이켜보면 영화좀 안다고 했던 스스로가 너무 부끄럽다. 사실 나는 영화를 잘 모른다. 그렇지만 영화를 좋아하는건 확실하다. 그럼 글쓰는 걸 좋아하냐? 잘 모르겠다. 물론 글을 잘 쓰고 싶긴하다. 누군가 내 글을 좋아한다고 처음으로 들었을때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의심스럽기도 하고 멍해지기도 했다.

내가 글을 잘쓰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글을 쓴다. 한 백개쯤 쓰다보면 알 수 있겠지.
글을 잘쓰는 사람만 글 쓸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백개 쓰다가 아니다 싶으면 관둬야겠다. 사실 백개 채우면 101개을 쓸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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