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역사 <다키스트 아워>

by 영화요원

2017년 덩케르크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의 제목과 출연자들을 보고 관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이 한 달여간 고민하고 내린 판단으로 이끌어낸 연합국의 승리는 덩케르크 직전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국가의 중대한 일과 더불어 정치싸움을 겨쳐 이끌어낸 그의 결정들은 아직까지도 추대받고 있다. 그의 정치적 신념과 그의 삶의 가치관을 경험할 수 있는 이번 영화는 과연 누구의 역사일까.



영국은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독일의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무책임한 총리를 사임하고 새로운 총리를 위임하기로 한다. 당시 해군 장관을 맡고 있었던 원스터 처칠(게이 올드만)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총리에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그의 자리는 이전 총리였던 네빌 체임벌린(로널드 픽업)의 정치 놀이의 일부분이었다.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중대한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그는 정치적 압박과 동시에 영국의 안위에 대해서 고민해야 했고 그는 이에 대한 해답은 시민들의 목소리에 찾았다. 결국 그는 정치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민간 선원을 동원해 우리 군력을 철수시키라는 명령과 함께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승리가 없으면 생존도 없다고 말하며 의회에서 그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이 영화는 철저히 그 당시 영국의 정치상황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흥미롭게도 그의 연설문을 타자기로 옮겨 적는 엘리자베스 레이톤(릴리 제임스)을 등장시켜 영화에 시각적인 요소를 더해준다. 그녀의 역할을 처음에는 미약했지만 점점 처칠이 귀 기울여하는 대상의 하나로 자리하면서 조력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나간다. 총리로 위임된 직후 처칠은 시민들의 심리적 안전과 국력의 유지를 위해 거짓을 말하지만 점점 어디에 초점을 맞춰 그들을 대하고 시민들을 대변해야 하는지 깨닫는다.



의회에서 보이는 정치싸움과 영국 왕의 권력관계는 꽤나 흥미롭다. 영국의 왕은 그가 왕임에도 불구하고 총리와 의회에 의원들의 권력을 이기지 못하고 그들의 결정을 기다리는 입장이 된다. 캐나다로 망명을 가 임시정부를 수립할지 말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결정하기보단 의원들의 눈치를 본다. 믿는 구석이라곤 하나 없는 외로운 국왕에게 단 한 명이 위로가 되는 자가 바로 처칠이 된다. 서로에서 충고와 감사를 아끼 않았던 둘은 친하진 않았지만 신뢰하는 사이로 발전해 국가의 대표자가, 국가의 최고 자리의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과 어떤 마음으로 시민들과 스스로를 대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지하철 한번 타보지 못한 처칠이 스스로 지팡이를 짚어가며 지하로 내려가 자기가 갈 곳을 스스로 찾고 시민들을 만나는 장면일 것이다. 맨 처음 영국의 부름을 받고 영국 왕실로 차를 타고 향하는 장면에서 창밖 풍경은 전쟁 중이라곤 믿어지지 않는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보고 웃으며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반복되는 장면이 바로 처칠이 의회로 가는 길에 차에서 내리기 직전 창밖 풍경이다. 창밖에는 비가 오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머리를 감싸며 비를 피하기 위해 어디론가 뛰어간다. 차 안에서 구경만 하던 그는 그들과 함께 비를 맞기 위해 뛰쳐나간다.



그도 결국 또 한 명의 시민이었고 그에게 중요한 건 의회에 수두룩한 정치 놀이에 빠진 사람들의 의견이 아니라 그들과 같이 비를 피하는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결국 지하철에서 그가 얻은 건 시민들의 승리에 대한 확신과 그들이 오로지 바라는 것이었다. 승리만이 남을 것이고 그들은 생존하기 위해 승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낱 시민의 이름에 불구한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순간 그는 결국 진정한 국가를 위한 총리가 된 것이다. 윈스터 처칠의 확신은 과연 어디서로부터 나왔는가 하면 바로 국가일 것이다. 국가는 그를 있게 한 근본이었고 그의 결단력은 국가를 위하는 그 한 가지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받아쓰는 사람이 아닌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만이 그의 확신과 결단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릴리 제임스의 등장으로 시민들의 모습과 더불어 당시 여성의 위치를 실감할 수 있기도 했고 결국 처칠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변한 것이 이 영화가 좀 더 괜찮아 보이게 만든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처칠을 보면 게리 올드만이라는 배우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연기에 집중했다는 것도 대단한 점이다. 역사는 승리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결국 승리자에 의해 쓰인 역사를 살아간다. 그의 결정이 결국에는 전 세계적 주목을 받는 이유도 승리와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좋은 삶, 좋은 정치를 기대한다. 종착역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가까이 갈 수 있을 뿐이지 우리는 좋음에 도달할 수 없다. 이점에서 그의 결정과 판단은 좋음으로 한 발짝 다가간 기록이라고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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