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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요원 Mar 04. 2019

그만, 거기까지

다영이와 독일 베를린을 여행하던 중 동기들 얘기가 나왔다. 그리 먼 과거는 아니지만 학부생 시절 동기들과의 에피소드를 나누다 친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잘 지냈다고 할 수 있는 친구가 떠올랐고, 신기하게도 아직 잊히지 않는 그 동기와의 짧은 이야기를 설명해줬다. 그 동기로 인해 기분이 상했던 당시 상황을 듣고 다영이는 ‘별로 그런 의도 없어 보이는데?’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난 당황했고 다시 이야기의 어감을 다르게 바꾸어 설명했더니 ‘그렇게 말하니까 또 그런 것 같네.’라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난 그때 그 동기와의 대화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면서 그 당시 느꼈던 내 감정만 기억하고 있었다. 원인을 모르고 결과에 대해 분노한 그 사소한 감정이 지금까지도 내가 그 동기를 판단하는 아주 확고한 기준점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감정에 대해 확실하지 않다면 그만 넘어가자. 잘 생각해보면 난 아무 까닭 없이 화가 났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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