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사이가 있다.
전에는 친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은 사이.
나와 네가 멀어진 만큼, 우리 사이에 많은 말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너와 나는 이미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었으므로, 직접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마주친 횡단보도에서, 너는 생각보다 나를 너무도 반가워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귀와 입을 통해, 네가 나에 대해 한 말들을 들었었다. 아마 너도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너는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나 또한 반갑게 네 손을 잡았다.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우리는 다시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야 했다.
너는 연락하라는 말을 했고, 나는 그러겠노라고 말했지만. 아마 우리는 연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길을 마저 걸어가며, 나는 그제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반갑게 여겼던 이유를 알았다.
나는 외로웠고, 너도 외로웠던 것이다.
외로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무력한 자들. 한 사람으로서 힘껏 서 있지 못 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우리는 외로웠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