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는 뭘까요?
마음관리, 마음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이는 지금 당장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서 가벼운 힐링 서적을 읽거나, 위로 성장하기 위한 정신 관리용 자기 개발서를 읽는 것과 조금은 다른 거 같아요. 마음을 공부한다는 건 이보다 좀 더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죠. 학문적으로 마음 구조에 대한 여러 이론들을 공부하는 것부터 당장은 생각도 나지 않는 저 깊은 밑바닥까지 뒤집어엎는 걸 말하지 않을까 해요. 저기 깊은 곳에 뭐가 있을지, 그걸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리고 내가 앞으로는 내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 수 있는 게 마음공부 같거든요. 그렇다면 공부하기 전에 ‘내 마음’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뭘까요? 그 안에는 뭐가 들어 있길래 이렇게나 거창하게 ‘공부’까지 해야 한다는 걸까요? 애초에 공간으로 표현해도 되는 걸까요?
사전적 정의를 먼저 살펴볼게요.
1.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
2.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
3.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 (네이버 어학사전)
‘마음이 고약하다’는 표현을 쓰는 것처럼, 마음이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성격이나 품성을 지칭할 수도 있어요. 또, 다른 대상(생물이든 무생물이든)에 대해서 좋은 의도를 가지거나, 미운 마음이 이는 걸 이야기할 수도 있죠. 애정이 생기고, 부정적인 마음이 들 수도 있고, 관심이 없는 것도 포함되겠지요. 흔히 우리가 마음이라고 이야기할 때는 3번 뜻을 가장 많이 쓸 것 같아요. 나의 생각이나 감정이나 기억, 추억도 좋고, 의견 등이 위치해 있는 곳. 아이들은 종종 “내 마음이야!, 내 마음대로 할 거야!”라고 할 때 쓰는 지칭 대상이요. 이리 보면, 우리는 마음이라는 곳에 많은 걸 담아두고 사는 것 같아요. 그러니 이를 신경 쓰고 사는 건 몹시 당연해 보입니다.
모든 인간이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마음을 알고 다룰 줄 아는 마음 지식과 마음 기술을 배우고 익히게 된다면, 인간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하게 되며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얻게 될 것입니다. (김정호, 서광, 전현수, 『부처님의 감정 수업』, 불광출판사(2020), 11)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을 살피는 작업은 우리의 감정, 생각, 의지 등을 살펴보는 과정일 수도 있고, 그러한 것들이 있는 공간의 구조나 여러 상황을 정비하고 가꾸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혹은 어떤 모양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많은 게 다를 것 같아요. 우리의 성격이나 품성이 정의될 수 있고, 다른 대상에게 어떤 태도로 대할지가 결정되고, 우리 마음속에 무엇을 선별해서 지니고 있을지도 정할 수 있을 테니까요. 결국 마음을 알고 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내 마음 자체를 고칠 수도 있고, 그 공간을 아늑하게 느낄 수 있게 꾸밀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거나 담아 두고 싶은 것들을 그 공간에 선별해서 담을 수 있지 않을까요?
결과적으로 인간의 행복에 가장 핵심 요소인 인간관계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거예요. 상대방을 편하게 만드는 흔히 배려심이라고 할 수 있는 태도가 저절로 나올 수도 있고, 내가 의식하든 못하든 타인과의 관계를 망치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갑자기 터져 나오는 분노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궁극적으로는 나의 존재 자체를 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마음공부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육하원칙으로 정리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맥락을 그려보았습니다.
제가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는 ‘명상하면 진짜 마음이 고요해지는가’입니다. 많은 분들이 힘든 시기를 경험하고 있을 때, 특히 심적으로 부담이 되거나 자꾸 문제가 발생하면 마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흔히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통증이 발생했을 때 관심을 가지고 치료하고자 하는 것처럼요. 그제야 당장의 문제 현상으로 드러났으니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지요. 물론 저도 그런 식으로 마음을 인식하게 되었고, 관심이 생겨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어요. 그런데 꼭 그런 사람들만 하는 걸까요? 꼭 마음이 ‘나 여기 있소!’라며 존재감을 드러낼 때만, 그것도 부정적으로 드러내 힘든 사람들이 해야 할까요? 그러기엔 우리 인생에는 언제나 우여곡절이 많습니다. 여러 모로 힘든 시기에만 잠깐 마음에 좋다는 것들을 시도하다가, 상황이 나아져 마음이 가라앉는 듯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저 밑바닥에 잔뜩 가라앉아 있던 흙이 요동치는 연못을 그저 잠재우기에 바쁜 상황만 계속될 겁니다.
당연한 답이겠지만, 마음관리는 ‘모든 사람’이 ‘스스로’가 해야 해요. 집에서 혼자 고요한 시간을 보내라는 게 아닙니다. 이는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고, 불가능하기 때문에 본인이 해야 한다는 거죠. 내 마음 내가 잘 관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무의식 중에 흙탕물 존재 자체를 외면하거나, 내 목숨줄을 타인에게 쥐어 준다는 게 문제예요. 타인의 칭찬이나 인정에 목마른 사람이거나 타인의 의존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기 마음을 보는 것도 봐야 한다고 알아차리는 것 자체도 힘들죠.
결국 스스로 온전히 설 수 있기 위해서 모두가 스스로 마음관리를 해야 합니다. 내 안에 타인이 준 보석들을 담아 두는 것도 좋지만, 그것으로만 채울 수는 없어요. 나는 외부 요소로만 채우기에는 무척 큰 사람이기도 하고, 구석구석 꼼꼼히 채우기 위해서는 그곳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어야만 하니까요. 내가 나를 위해서 아주 밑바닥부터 쌓아야 해요. 꼭, 스스로요.
시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아주 유명한 <지킬 앤 하이드> 공연에서 조승우 배우의 “This is the moment” 노래가 떠오릅니다. 가사에서 ‘지금 이 순간’은 어디서나 누구나 강조하는 내용이죠. 우리가 마음공부를 하고 마음 관리를 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언제나 지금입니다. 화가 났을 때만, 분노가 생겼을 때만, 괴로울 때만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하려고 하기보다는 우리의 삶 어느 틈을 만들어하는 편이 좋아요. 연못에 지속적으로 정화 작용을 해줘야 난리법석을 떨어도 떠오르는 흙탕물이 줄어들 테니까요. 흙탕물로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게, 그 공간이 안 보여서 답답한 게 싫으니, 꾸준한 마음공부를 통해 문제가 생겨도 덜 혼탁해지도록 하는 거지요. 뭔가 집중해서 해야 하는 동안은 당연히 내 마음을 살피는 게 쉽진 않습니다. 하지만 행위와 행위 사이, 잠시 동안 스스로를 살펴볼 틈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우리의 감각은 시각에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거기서 벗어나는 건 꽤나 어렵다는 점입니다. 눈을 뜨고 있으면 당연히 당장 내 눈앞에 보이는 것에 주의를 두게 되니까요. 우리 눈에는 나 자신과 우리 안이 보이지 않기에 의식적으로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을 떠올리며 신경 쓰지 않으면 마음관리하기 어렵죠. 다행히 지금 이 순간은 늘 새롭게 다가오니 새로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됩니다.
내 안의 신호란 우리 마음속에 있는 모든 걸 이야기합니다. 서두에서 이야기했던 생각, 감정, 의지와 같은 것들이 되겠죠. 우리의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부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 혹은 저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감정들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자신에게 보내는 신호이지요. 내가 어떤 상황인지 알려주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마음 관리를 하려면 나 자신이 나에게 보내고 있는 신호를 잘 알아차려야 합니다. 어떤 일이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집중하며 의식하는 거죠.
내면의 진실은 긍정적인 것만이 아니라 당신 마음속 전체를 고요한 마음으로 바라볼 때, 바로 그때 떠오른다. 내면의 진실을 보려는 연습은 자신에게 행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자비의 행위이다. ((프리타지&크리슈나지, 『마음의 평안과 성공을 위한 4가지 신성한 비밀』, 추미란 역, 김영사(2020), 88)
평소에는 쉽지 않습니다. 행위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과 주의를 빼앗는 주변 환경에 자꾸 현혹됩니다. 물론 양육 환경과 태도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고요. 당장 어떤 감정이 올라왔어도 그 감정이 우선시 되는 상황이 아닐뿐더러, 그러해야 한다고 알지 못한다면 당연히 모두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직접 의식하려고 연습하는 수밖에요.
마음 관리나 나에게 집중하는 것은 이 또한 당연하지만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내가 짬을 낸 ‘지금 이 순간’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죠. 그만큼 간편한 일이고,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도 하기에 어느 공간인지는 크게 염두하지 않아도 되죠.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추천하고 싶은 건 자신만의 아늑한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예 특정한 공간을 빌리거나 만들라는 게 아니라, 집안에서 작은 공간이든, 일터에서 내 마음이 잠시나마 뉘일 곳을 찾는 겁니다. 집에서는 베란다 한켠에 나만의 의자를 둔다던지, 일터에서는 몇 층 비상계단이나, 그것도 안 되면 어느 화장실 특정 칸을 지칭해도 좋아요. 어디든 내가 잠시 숨을 고르며 나를 다독일 공간이면 좋아요.
저에게 마음관리를 왜 하냐고 물어본다면 그 답은 언제나 명확합니다. 살고 싶어서요. 흡사 몸에 이상이 생겨 담배나 술을 끊고 운동을 시작하는 것처럼, 내 마음도 내가 살기 위해서는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게 챙겨야 해요. 물론 ‘잘’ 살 수 있다면 좋겠죠. ‘잘’ 살기만 하는 건 불가능할뿐더러, 그런 상황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아요. 운동할 때의 힘듦을 넘어서야 더 건강해지는 것처럼 마음도 그렇거든요. 저는 마음공부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내면과 외면을 균형 있게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장점을 키워야 하지만 부족한 점도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면 부족한 다른 문제로 인해 곤궁에 빠지게 된다. (조윤제, 『다산의 마지막 공부』, 청림출판(2018), 68)
숨 쉬는 게 자연스럽다고 하지만, 장기들이 이뤄내고 있는 일들은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물리적으로 복잡한 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숨 쉬기처럼 우리의 정신 과정의 숨 쉬기도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살기 위해서 숨 막히는 느낌이 드는 내 마음을, 나를 짓누르고 있는 듯한 내 마음을 내려놓거나 벗어나도록 우리는 꼭 마음공부와 마음 관리를 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이 항목에서만큼은 안타깝게도 단 하나의 명확한 정답은 없습니다. 마음 관리와 나를 알아가는 방법에 딱 하나의 옳은 방법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는 애초에 다르게 태어나 다르게 살기에 모두가 다릅니다. 이는 자신을 알아차리는 주체도 모두가 다르므로 단 하나의 방법이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는 할 수 없죠. 저의 경우 명상, 필사, 모닝 페이지, 상담, 독서, 감사일기 등등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있어요. 덕분에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지만 딱 이거 하나 덕분이다 라고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크고 작은 영향을 주는 건 다르겠지만요. 그러니 여러 가지 방식을 시도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들로 하나씩 채워가면 좋을 것 같아요.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좋은 벗들과 함께하며 내 안의 자신감을 찾아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발견한 ‘마음근육 튼튼한 내가 되는 방법’ 입니다. (박상미, 『마음아, 넌 누구니』, 한경비피(2020), 14)
한 가지 예를 들어 본다면,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발바닥부터 ‘있음’을 의식해보는 거예요. 말이 조금 이상하죠. 발바닥은 언제나 당연히 있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발바닥이 있구나,라고 생각할 기회가 적어요. 발이 부었거나 아프지 않은 이상 말이죠. 그래서 발바닥에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지부터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신체는 생각보다 많은 감각을 느끼고 있는데, 우리 대부분 당장 주의를 둬야 하거나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만 의식하고 나머지는 모두 무시하게 돼요.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많은 일들에 휩쓸려 인식하기 힘든 거죠. 그래서 가만히 누워 자신의 발바닥부터 어떤 감각이 일어나고 있는지 느껴보면 조금 생소한 경험을 하실 수도 있어요. 저는 이걸 할 때마다 뭔가 발바닥이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실지 궁금하네요. 잠자리에 누워서 해보면 ‘아무 느낌 안 드는데?’ 하다가 잠이 들기도 하고요.
하물며 내가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 위한 마음공부를 시작한다면 우선 유능한 심리학자들의 연구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인간의 전반적인 심리 현상에 대한 이론을 배우는 것이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그 이후 그렇게 배우고 깨달은 인간 심리에 대한 전문적인 이론을 대입하고 자신의 사고, 감정, 경험에 비추어 보세요. 그 과정을 통해 현재 겪고 있는 불편한 마음의 원인을 찾아보고 두루 검토해 나간다면 한 발짝씩 원하는 결과에 도착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김미경, 『달, 그리고 심리 이야기』, 지식과감성#(2018), 8)
지금 이 글이 마음공부나 관리에 대해서 결국 같은 이야기잖아. 다를 게 없는데?라고 생각하셨나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궁금한 건 ‘혹시 이렇게 정리해서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 글이 여러분이 자신의 마음공부에, 대해서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에 대해서 조금은 진지해지는 혹은 의식하는 시간이 되셨길 바라요. 있는 데 없다고 치부하며 살고 있지는 않으신지, 많은 유명 인사들이 가장 중요한 걸 챙겨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뭔지 모르는 건 아닐지, 내가 살아 있는지 등등을 말이죠. 모든 일의 문제는 근원이 있을 것이고, 근원을 제거하면 됩니다. 마음속에 흙탕물이 일어났다면 흙을 제거하면 됩니다. 그 흙을 전부 제거하는 건 물론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양을 줄이든, 혹은 효과적으로 가라앉힐 방법을 습득하든 할 수 있죠. 저는 그 과정을 하고 있고,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