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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연 Mar 05. 2023

내 아이 머릿속 인지활동

무궁무진한 함께 책 읽기의 장점

책 읽어주기의 장점은 당신이 아는 게 다가 아니다! 책을 읽어주며 최고의 장점인 정서적 유대감을 비롯해 막연히 문해력을 습득할 거라 기대한다. 여기에 부모가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아이에게 더 큰 어휘력을 선사할 수 있다. 

  많은 단어를 알고 있다면 책을 읽는 게 수월해질 거라는 건 타당해 보인다. 단어를 안다는 건 배경지식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배경지식이 넓어진다는 건 자연히 더 빠르고 정확한 지문 이해를 도와준다. 더 빨리 더 정확히 읽게 되면 더 많은 내용을 읽게 되고, 따라서 더 많은 책을 읽고 흡수할 수 있다. 선순환이다. 책을 읽으며 어휘를 습득하는 것 또한 큰 장점이 되는데, 책에 나오는 단어를 우연히 습득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부모의 역할에 따라 더 큰 인지 활동을 도와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대화를 하는가? 혹시 하고 있지 않다면 어떤 대화를 하면 좋을지 고민해 보자. (물론 아이의 성향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걸 싫어할 수 있다. 싫어한다면 굳이 할 필요는 없지만, 싫어하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시도해 보기를 추천한다.) 이야기를 나눈다면 어떤 대화를 하는지 돌아보자. 아마 아이가 어리다면 단순히 지칭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 이것이 무엇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처럼 무엇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답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조금씩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다양한 질문이 가능하다. 

  우린 어떤 질문을 하고, 이 질문들에 따라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지 동사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의 정신적 상태를 기술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자녀와 함께 동화책을 읽을 때 부모는 인지 동사로 등장인물의 정신적 상태를 자주 나타낸다. 베로니카 오나기(Veronica Ornaghi), 브룩마이어 및 일라리아 그라자니 가바치(Ilaria Grazzani Gavazzi)는 동화책에 인지 동사를 많이 포함시키고 그것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취학 아동은 인지 동사에 대한 이해가 증진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뿐만 아니라 친구의 심리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동화책에서 인지 동사는 등장인물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정신적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어린 아동과의 책 읽기에서 등장인물의 정신적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에 보다 많은 초점을 두는 것은 아동의 초기 문식성 기능을 발달시키는 데 긍정적인 연향을 준다. (폴라 J. 슈와넨플루겔/낸시 플래너건 냅, <독서심리학>, 사회평론아카데미, 269)



인지 동사는 사고나 지식에 대한 정신적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알다, 인지하다, 기억하다, 망각하다, 추측하다, 이해하다, 믿다, 추정하다, 예측하다와 같은 단어들을 말한다. 물론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여기 있는 단어들을 모두 사용하거나 있는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아이가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좀 더 쉬운 표현을 통해 이런 과정이 머릿속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지? 여기로 가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왜 이렇게 하려고 할까? 갑자기 왜 그랬을까?” 등등 과 같은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인지와 관련된 다양한 과정이 일어난다. 그래서 인지 동사다!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사고력이 확장되는 순간이다. 게다가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특히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책 속 내용에서 해당 인물의 머릿속이나 마음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이는 추측할 수 있게 된다. 정신적인 활동은 직접적으로 묘사되는 경우보다 독자가 추측하고 예측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이가 없다면 스스로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물론 지속적으로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추측하고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릴 때부터 이런 사고과정을 유도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수월한 인지작용이 발달한다. 

  어휘는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적으로 깊이 아는 것도 중요하다. 얕게 아는 것도 앞으로의 독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얕게 아는 건 결국은 그 단어를 깊이 알고자 하는 것이다. 깊이 알 수록 당연히 잘 잊히지 않는다. 이왕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면, 줄 수 있는 모든 장점을 다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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