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마녀체력)
시작은 마녀체력이었다.
이북으로 구매만 해놓고 미루고 있다가,
참여중인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게 되었다.
그렇게 홀딱 반해,
걷기의 말들까지 구매해서 같이 읽었다.
읽고 결심한 것이 바로 (걷기가 아니라) 수영!
내 인생 최초,
40(-1)년 만에 수영에 도전하기로 한 것!
수영 그게 뭐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 수영이라는 건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내 인생에 물은 없었다.
어릴 때 학원이나 학교에서 수영장에 갔던 건 기억이 나는 것 같다.
커서 친구들과도 한 두 번 가긴 했다.
풀 빌라에 가도 수영장 근처도 얼씬하지 않았고
(물론 남사친들이 던져 넣은 적은 있으나,
물에 빠져 정신 못 차리는 날 건져내고는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고)
워터파크에 딱 한 번 간 적 있는 것 같긴 한데,
그 때도 수영복이 아니라 가볍게 걸친 옷에 물 저 끝에서 발만 물에 담궜다.
계곡은 그나마 앉아 발만 담그고 있을 수 있고,
바다에 들어갈리가 없으며,
워터파크는 애초에 생각도 가고 싶다 생각한 적이 없다.
내게 있어 물은 마시는 거 말고는 볼 일이 없었다.
그런 내가 수영?!!
수영이라니?!!
이 책을 읽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과
내 인생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을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수영이 허리에 좋다는 건 알지만,
존경하는 정선근 교수님이 수영을 배우느라 허리에 더 무리가 갈 수 있으니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더더욱 생각도 안 했다.
그런 내가 정말 문득
수!영!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신랑이 물어봤다.
11년을 만나면서 내가 물에 들어가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라,
진심이냐고 물어봤다.
처음에는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고 되물어 볼 정도 ㅋㅋ
(신랑은 심지어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스쿠버 다이빙도 하고 스노쿨링인지 뭔지도 하고
수상 스포츠를 좋아한다.)
나 만나고 한 번도 물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못한
불쌍한 남편.
그렇기에 나의 수영 결심은 그에게 놀라웠고,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결심 뒤에는 수영장이 바로 지척에 있다는 것도 작용했다.
집 근처에 수영장이 있으니 더더욱 도전해볼만했다.
코로나로 휴업을 했다가,
작년에 리모델링을 하고 올해 드디어 오픈.
3월 개장이었으나, 미뤄져서 4월 드디어 개장했다.
3월 31일 3월 마지막날.
고민하고 미루다가 결국 등록하고 말았다.
이제 시작.
무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