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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연 Apr 16. 2023

당신의 인생 치트키, 독서

독서에 대한 신화가 많다. 독서 신화를 가장 많이 주창하는 사람 중에 ‘자청’이라는 유튜버이자 사업가가 있다. 그는 과거의 자신을 세상 찌질한 인간으로 묘사하고, 독서라는 인생 치트키를 통해 이전과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산다고 주장한다. 이때 독서는 머리를 좋아지게 하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하며 많은 책을 소개하기도 한다. 독서 만능설의 또 하나의 근거가 될 것 같다. 독서를 하면 머리가 좋아지니 아이들은 학교 성적이 좋아지고, 어른들은 하는 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연 실제로도 그럴까? 


  많은 뇌과학에서 독서가 우리의 뇌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뇌과학 분야 전문가인 카이스트 교수 김대식은 독서로 뇌가 변한다고 말한다.    

글자의 생김새는 ‘빨간색’이나 ‘사과’라는 과일과 전혀 연관성이 없습니다. (중략) 하지만 이 글자들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 붉은빛이 도는 탐스러운 과일 하나가 떠오르지 않았나요? 시각적인 색과 형태 외에도 새콤한 맛과 달달한 향기, 그리고 한 알의 사과를 쥐었을 때의 무게감과 적당히 차가운 온도까지 떠오릅니다. 상상을 하면 할수록 해마 안에서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여러 개의 신경세포를 연결하여 시냅스를 두껍게 만듭니다. (<12세 전에 완성하는 뇌과학 독서법>, 김대식, 비룡소, p.110)
힘들게 책을 읽으면서 애써 그려낸 상상의 기억들은 온전히 내가 만든 나의 기억입니다. 그 기억은 쉽게 얻은 다른 것들에 비해 훨씬 소중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TV로 본 장면보다 내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장면이 더 오래 남는다는 뜻이지요. (<12세 전에 완성하는 뇌과학 독서법>, 김대식, 비룡소, p.111)

이는 글을 읽는 것이 뇌에는 없는 기능이기 때문에 독서를 할수록 다양한 뇌의 부분을 적극 활용해야 하고 상상력과 내재화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순히 검은 글자일 뿐인 책을 읽으면 뇌는 그저 검은 글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연결하면서 새로운 기억이 만들어지고 이는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뇌는 계속 변하고 발달하는 과정을 겪는다. 필연적으로 독서는 우리 뇌를 발전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다 아는 단어인데도 이해가 안 되는 문장들을 만나는 경험! 인문학책이나 (혹시 수준이라는 게 있다면) 독자의 수준보다 높은 책들을 읽을 때 머리가 쥐가 나는 경험도 한다. 검은 건 글자요 하얀 건 종이라는 수준의 독서가 아닌, 의미를 받아들이며 깊이 공감하며 읽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글자들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의미가 되어 독자에게 스며들고, 이는 분명히 뇌 발달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뇌는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지 못한다. 두꺼운 두개골에 갇혀 어둠 속에서 온전히 다른 기관들의 감각들을 통해서만 정보를 흡수하는 뇌는 실제로 내가 얼음을 만지든, 얼음을 만지는 상상을 하든, 얼음은 차갑다는 정보를 가지고 서늘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그렇기에 뇌를 활성화하며 책을 읽을수록 뇌는 발달할 수밖에 없고, 우리는 점점 더 뇌를 잘 쓸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머리가 좋아지는 것 아니겠는가? 책을 읽는다고 책 내용 전부를 기억할 순 없지만 그 과정 동안 분명 우리는 뇌를 활성화시키고 발달시키고 있었다는 뜻깊은 결론이 되겠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도 뇌를 발달시키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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