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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르미 Dec 27. 2020

성공은 실력이 아니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 리뷰


얼마전 수능이었다. 코로나임에도 모두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시험을 치뤘다. 평생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그 지긋지긋한 '학력'이라는 꼬리표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20년 동안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그런데 입시는 공정한가? 그렇지 않다. '공정하다는 착각'일 뿐이다. 라고 마이클 샌델은 주장한다. 잊을만 하면 자꾸 터지는 입시 스캔들. 한 법무부장관은 자신의 딸의 경력을 조작해 의전원에 밀어넣었다. 어떤 사립학교 교무부장은 쌍둥이 딸을 위해 시험지 답안을 훔쳤다. 너무 흔한 일이다.



일등. 명문 대학.

이거 아니면 죽음을 달라!







옆문으로 들어가기 





그런데 이런 일은 미국도 예외가 아닌가 보다. 작년 3월, 미국에서는 커다란 입시 스캔들이 있었다. 33명의 부유한 부모들이 아이비리그에 자녀를 집어넣기 위해 입시 부정을 저질렀다. 그들은 악덕 입시 상담가를 고용해 자녀들의 경력을 부풀렸다. 축구를 해본 적도 없는 딸을 축구 특기생으로 예일대에 들어가게 할 정도였다.



사실, 미국은 이렇게 부정 입학이라는 '옆문'으로 대학에 가는 방법도 있지만, 사실 '뒷문'도 있다. 바로 '기부금 입학' 제도다. 하지만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문'을 택했다. 왜 그랬을까? 왜냐하면 그들은 자녀들이 '뒷문' 딱지가 붙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마치 '정문'을 통과하여 능력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던 것.



'노력해서'

'머리가 좋아서'

'정당하게'



대학에 입학한 것처럼 꾸미고 싶었던 것. 그런 욕망이 그들을 '뒷문'이 아닌 '옆문'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도덕적으로 정당한 성공 





법무부장관님은 말씀하셨다. "모두가 용이 될 수는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개천용 성공신화는 요새 드물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부자 부모를 두었다. 부유한 학생일수록 수능과 SAT 점수가 높다. 또한 입시 컨설턴트를 해서 입시 스펙도 예쁘게 다듬는다.



대학 입시는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누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달하는가. 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꼭대기에 오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성공이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믿고 싶어한다. "나 스스로의 재능과 노력으로 여기에 섰다"고 그들은 외친다. 이것이 바로 입시 부정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선물하려던 것이다.



자신감

스펙

정당한 대가



그들이 단지 자녀에게 부를 물려줄 마음뿐이었다면 다른 방식을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뭔가 다른 것을 원했다. 명문대 간판이 줄 수 있는 '능력의 지표' 말이다.







성공은 실력인가 운인가





그럼 이런 '입시 비리'만 막으면 사회는 공정해질까? 그렇지 않다. 사회에는 여전히 불평등이 존재한다.



과연 그들의 성공이, 정말 오직

'자기 스스로' 해낸 결과인가?



그들이 스스로 해내도록 도와준 부모와 돈의 노력은 뭔가? 타고난 재능같은 유전은? 그들이 오직 노력만으로 성공했을까? 그리고 또 이 노력은? 노력또한 재능 아닐까? 그리고 노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부유한 환경은? 이렇듯 능력주의는 승자들을 오만으로, 패자들은 굴욕과 분노로 몰아간다.



'그럴 만해서' 성공한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겸손이 필요해





'100퍼센트' 완벽하게 공정한 경쟁이란 없다. 공정하다는 착각일 뿐이다. 그런 경쟁을 해도 승자와 패자는 꼭 나온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겸손'이다.



자신의 성공에 대한 겸손

패자에 대한 존중



세상에 하찮은 직업이란 없다.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해서, 월급이 적다고 해서 패자는 아니다. 그러한 시선은, 더욱 더 큰 분열만 낳을 뿐이다. 제 2의 트럼프만 등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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