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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르미 Feb 24. 2021

역사가 알려주는 나만의 멘토

<역사의 쓸모>를 읽고


뭐든 공부로 생각하면 재미없다.

나중에 써먹어야지.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그 심각한 마음들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을 때,

가장 즐겁고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역사 책도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 한가하게

역사 책이나 읽을 땐가!

라고 생각하면 역사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보다 삶을 먼저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그리고 멘토로서

읽는 역사 책은

우리에게 삶의 방향과

자세를 던져주기도 하는 것이다.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는 없다





역사는 사람이 만든다.

<역사의 쓸모>에 따르면

역사는 나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답을

들을 수도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

는 말을 한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선택은 돌이킬 수 없다.

그래서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은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어 준다.



역사는 참으로

쓸모가 있는 것이다.






기록이 아닌

사람을 만나는 일



역사 속에서는

수많은 사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역사의 쓸모>에서는

그 사건들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그 사건들 속에서 역경을 견디는,

실재 인물들을 만나볼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고려 시대 천재 이규보

대입 사수생이었다고 한다.

그는 너무 괴로운 나머지 이름까지 바꾸면서

계속 도전했다고 한다.

그때 만든 이름이 이규보이다.




지금 우리가 취업, 결혼, 자녀교육에 고민하듯

그 시대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다.

그 고민, 갈망, 그리고 이어지는 변화.

한 시대의 꿈이 이루어져서

다음 시대가 오는 과정을 아는 것은

우리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된다.




역사는 이렇듯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공부이다.





멘토, 정도전




한편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멘토다.

나는 사실 아직 멘토가 없다.

<역사의 쓸모>는 그렇게 멘토가 없는 이들에게

역사 속 인물을 멘토로 삼아보라고 조언한다.





<역사의 쓸모>에서는 그런 멘토로

정도전을 든다.

집안도 별 볼 일 없고, 돈도 없고,

직장에서도 쫓겨난 한 남자.

그는 일을 벌이는 것마다 망한다.

성격도 깐깐해 타협이라곤 모른다.

세상 탓만 한가득이다.




결국 정도전은 유배를 간다.

2년의 유배 생활과 7년의 유랑 생활.

그는 그 속에서 백성들의 비참한 현실과

자신의 한계도 인식한다.

(어머니가 노비여서 관직에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도전은 내 신분 때문에

관직 생활을 못 할 수밖에 없구나

하고 좌절하는 대신

관직 생활 못 하게 하는 세상을 바꾸자

라고 다짐해버린다.




결국 정도전은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적절한 사람을 찾아낸다.

자신에게는 없는 힘을 가진 사람.

그는 바로 이성계이다.

조선의 왕이 된 사람은 이성계지만,

조선의 기틀을 닦은 사람은 정도전이었다.

정도전이 한양 지도를 펼쳐놓고

선을 하나 그으면 그것이 길이 되었을 정도로

그는 조선의 질서와 틀을 만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유배당하던 시절 그는 좌절하지 않고

세상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주저앉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내가 못나서.

내가 졸업한 학교가 별로라서.

우리 집이 가난해서.

이렇게 우리가 좌절하고만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역사의 쓸모>는 우리에게

자신의 인생만큼은 포기하지 말자고 말한다.

그러지 말자.

우리에겐 멘토들이 있지 않은가.

대안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자.

우리는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는 것이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삶의 보람과 행복을 뜻하는

자긍심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자긍심은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

그리고 어디로 가는지 아는 것에서

생기기도 한다.

바로 자아 정체성이 확립될 때이다.




우리에겐 너무나 선택지가 많다.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

내 선택이 옳다고 믿는 것은

어느 시대든 필요한 덕목이다.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우는

<역사의 쓸모>는

정말 쓸모 있는 책이다.

최근 역사를 강의하는 분들이

여러 논란에 휩싸인 것 같은데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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