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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르미 Mar 29. 2021

인생을 살아가는 법칙이 있을까요?

<질서 너머>를 읽고



사실, <12가지 인생의 법칙>

재밌게 읽은 건 아니었다.

(고백하건대, 읽다가 던졌다 ㅎㅎ;;)

뭔가 그 책은 나와 안 맞았다.

설교하는 것 같기도 하고,

했던 말 또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 책은 한국에서만 30만 부

전 세계적으로는 200만 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뭐, 가끔 남들의 인생 책이

나와는 맞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이지..)

아무튼, 이 저자에게는 관심이 없어서

사실 이번 신작인 <질서 너머>도

보지 않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저자의 서문을 읽고 나니

생각이 확 달라졌다.








나는 고통 에서 쓴

글들을 좋아한다.

(작가들에게는 미안합니다만)

이 희망 없는 고통 속에서

작가는 무엇을 느꼈을까?

분명 희망을 얻었기에 책을 썼으리라.

그래서 <질서 너머>의 작가는

혼돈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궁금해졌다.





왜 질서 너머인가?



그런데 왜 <질서 너머>인가?

그 답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질서는 탐구된 영역이다.

우리가 적절하다고 여기는 행동으로

목표한 결과를 얻을 때,

우리는 질서 영역 안에 존재한다.

(한마디로 원인과 결과의 세계. 아주 아늑하다)




하지만 질서정연한 상태는

비록 편하고 안전해도 결함이 있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영원히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게 되면

우리는 경솔하게도 모르는 모든 것을

고려하지 않게 되어 버린다.

그 질서는 곧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세상을 사는 법칙 같은 게 있을까?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런 책들은 차고 넘치게 많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법칙을 고집한다 해도

세상은 법칙과는 다르게 나아가기도 한다.




그 누가, 코로나를 예측했을까?

어떤 사람이 자신의 마지막을 알까?

혼돈은 항상 우리 옆에 있다.

우리가 가장 질서에 맞춰

지혜롭게 행동할 때에도.





사실 질서와 혼돈은 본래 어느 쪽이 더 좋다 말할 수는 없다. 그걸 따지는 건 잘못된 관점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는 어떻게 하면 과도한 혼돈의 결과를 바로잡을 수 있는지에 더 많은 비중을 뒀다고 설명한다. 최악의 상태를 대비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 그것이 질서라면 <질서 너머>는 다르다. 이 책은 안전과 통제가 지나쳐서 발생하는 위험을 어떻게 피해야 유익할까를 핵심 주제로 삼는다.




이렇듯 이 두 책은 서로 보완적이다.

음양의 원리처럼.

서로 한 세트다.

(흠.. 이런 식으로 2권을 파는군요..

천재일쎄.. ㅎㅎ)






법칙 7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이 책은 <12가지 인생의 법칙>처럼

12가지 법칙들이 나온다.

그 법칙 중 나는 법칙 7,8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이 두 가지를 소개해드리고 싶다.




법칙 7은 참을성 있게

꾸준히 뭔가를 시도하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를 석탄이라는 평범한 물질이

열과 압력을 만나 다이아몬드가 되는

과정에 비유한다.

(우리도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사람은 내적으로

통일되어야 한다.




우리의 성격은 한 가지로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우리에겐 무의식도 있고,  여러 충동, 감정, 콤플렉스 등 여러 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맨 밑에는 갈증, 굶주림, 성욕 등 본능에 충실한 하인들이 있고 이들은 위로 올라가 지배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따라서 이렇게 분열된 정신을 통일시켜야 강인함을 얻을 수 있다.




내적 통일성이 부족하면 고통이 증가하고 불안이 커진다. 뭐든 우유부단해지고 확신하지 못한다. 잘 정의된 인생 목표가 없다. 따라서 몰입할 수도 없다. 종종 무기력해지고 우울과 허무감에 빠진다. 따라서 마음을 굳게 먹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하나의 확실한 목표를 바라보며 자신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




목표를 세우고 겨냥하라.

목표가 없으면 모든 것에

끌리고 흔들린다.

갈 곳이 없고, 할 일이 없으며,

인생에 가치 있는 것이 없다.



정말로 자기 앞에 놓인 선택지를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가?

그건 너무 과하지 않은가?




<질서 너머>에서는 이러한 목표로 직업을 강조한다.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은 대개 닻을 내리지 못해 표류한다.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반항, 냉소를 앞세운다. 혹은 중독이나 순간적인 만족에 빠진다. 저자는 심리상담사이기도 하다. 그가 본 많은 사람들이, 예외 없이, 학부나 직업 훈련을 마친 사람은 그로 인해 더 나아졌다고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성공하거나 자신에게 그 일이 맞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포기한 사람보단 훨씬 나았다.




모든 것으로 남으려다

아무것도 되지 못하느니

실제로 어떤 것이 되는 편이

훨씬 낫다.



최악의 결정은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법칙 8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어떤 것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은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이다.

삶에서 하나라도 아름답게

꾸밀 줄 아는 사람은 삶과 세계를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 것이다.




<질서 너머>는 예술품을 옹호한다.

예술품을 사라.

당신에게 말을 거는 작품을 구입하라.

진정한 예술은 당신 삶을 파고들어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진정한 예술품은 초월자

들여다보는 창이다.

우리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창이 필요하다.

초월자와 연결되지 못하면

위협적인 도전과제를 이겨낼 수 없다.




인간은 아름다움과 연결을 맺지 못하면 살지 못한다. 아름다움이 없는 인생은 너무 짧고 비극적이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려면, 또한 자신과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려면 아름다움이 필요하다. 아름다움을 삶에 들일 때, 우리는 초월자의 경이로움을 이해한다. 파괴적 분노 대신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렇다면 왜 예술은

그런 기능을 하는 것인가.




예술가들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변환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진해서 미지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런 다음 한 조각을 떼어내

이미지로 만들거나 춤으로 표현한다.

우리는 볼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그들에게 드러난 세계를

말이 아닌 그림과 동작으로 표현해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예술가는 작품을 만들 때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을 이끄는 것은 말이 아니라 느낌, 패턴을 감지해내는 직관이다. 따라서 예술가들은 자신도 모르는 문제와 싸우며 새로운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예술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당신의 몸과 마음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방 하나를

아름답게 꾸며라.

예술품으로 가득 채워라.

(실제로 저자는 거실에 25점

그림을 건 적도 있다고 한다 ㅋㅋ

사람에 따라서는 그림 한 점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니 너무 쫄지 말자 ㅋㅋ)




특히 아름다운 장식 같은 작품보다는

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작품을 사라.

예술은 탐험이다.

진정한 영감이 담긴 작품을 구입하라.





이렇게 쓰고 보니 법칙 7,8은

확실히 내향적인 사람,

그러니까 타인보다는 자신에게

몰입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법칙 같기도 하다.

(쓰고 보니 제 성향을 알겠군요 ㅎㅎ 역시나 ㅎㅎ)





하지만 다른 법칙들 중

인간관계 집중한 것도 많다.




사람은 타인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마음의 질서를 유지한다, 우리 삶에 동료는 매우 중요하다. (법칙 1중에서)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라 (법칙 10) 감사하라 (법칙 12) 등 어찌 보면 흔한 말들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또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저자의 인생과, 심리 상담을 했던 오랜 경험에서 나온 말들이기에 더 값질 것이다. 심리학 책 치고 인용문이 매우 적은, 드문 책이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증거가 빈약하다 느껴지는 단점도 있다. 무슨 근거로? 이 말을?)




이 책의 마지막 문단에서

저자가 겪었던

그 고통의 깊이가 느껴진다.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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