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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콘테스트의 문제점이란 기사를 읽었습니다.
아래 내용을 읽으니 흥미가 돋으며, 몇 가지 유사한 현상이 떠오릅니다.
'재조합 성장 이론recombinant growth theory'은 사람들이 타인의 결과물을 토대로 삼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인의 아이디어를 참고하는 것이 혁신을 촉진한다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인슐린이나 페니실린 같은 약은 혁신자들이 이를 생산하는 새롭고 더 나은 기술을 창조하면서 수년간 개선돼 왔다.
먼저, 밈meme 현상이 떠오릅니다. 특히나 요즘 SNS 나 숏비디오 등이 생기면서 유행이 엄청나게 번져가는 환경에서 밈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띄는 듯합니다. 두 번째로 조합(Composition) 형태로 프로그래밍을 구성해나가는 개발 노하우의 진화도 느껴집니다. (제가 개발자 출신이라 이 부분은 너무 깊이 갈 우려가 있지만, 개발을 잘 모르는 분도 읽을 수 있는 수준을 시도해봅니다.)
과거에는 한 명 혹은 소수의 개발자가 하나로 인식되는 프로그램을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커지면서 다수의 개발자가 작성하는 일이 불가피하고, 나아가 여러 회사와 국가에 분산된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구성요소를 컴포넌트로 부품화하고, 이를 가져다가 조합하는 방식이 지금은 거의 표준화되었습니다. 이런 조합을 위한 도구는 거의 모든 개발자에게 필수 도구일 정도니까요. 클라우드 시대로 들어가면서 인터넷 활용 역량도 늘어나서 조합이 네트워크 상에서 일어나기도 합니다. 흔히 API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러한 부품 자체나 그 노출부위를 설명하니까요.
또한, 패션 업계에서 성공 공식처럼 쓰이는 콜라보도 재조합 성장 이론에서 연상이 가능한 현상입니다.
제 생각 속으로 푹 빠졌는데, 다시 기사로 돌아가 봤습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아이디어를 활용하기보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른 참가자들과 차별화하는 데 너무 치중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아이디어를 보는 게 창조 과정에 방해가 됩니다.
흥미롭습니다. 조직에서 일인자의 눈치를 보기 위해 경쟁하면서 자신이 드러나는 데에만 지나치게 몰입하는 광경을 안타깝게 관찰했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혁신을 쫓는 대기업이 임원들의 경쟁 속에서 많은 노력을 해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일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혁신 자체가 아니라 차별화 혹은 상대 우위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는 일로 본질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뒤이어 등장하는 혁신 컨설팅회사 하이브의 CEO의 말은 그의 전문성을 드러냅니다.
금전적 측면에 너무 치우치면 다른 동기부여 원천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우리 유저들은 상을 타려고만 참여하는 게 아닙니다. 호기심 때문에 참여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재능을 보여주거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 참여하기도 하죠. 물론 경쟁을 하지만 협업도 합니다. 균형이 필요하죠. 상이 너무 크면 참가자들은 협업을 멈추고 심지어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돈으로 주는 인센티브의 부작용은 이전 직장에서 직접 경험한 바 있어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인센티브의 진정한 힘은 동기부여를 촉진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인센티브 자체가 동기부여의 전부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죠. 위 조언을 가만히 보면, 재능의 보이는 것을 즐기게 해주는 인센티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교류를 촉진하는 인센티브, 협업을 돕는 인센티브 등이 필요하구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