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Aug 18. 2021

순항 중인 사업 뒤집기와 리팩토링

뉴스를 빠르고 유익하게 소비하기 No.  21

순항 중인 사업 완전히 뒤집어 엎기

HBR의 순항 중인 사업 완전히 뒤집어 엎기란 기사의 아래 내용을 보면서 나는 리팩토링을 떠올렸다.

특히 만사가 순조로울 때라면 허물어야 할 때는 아는 것조차 쉽지 않다.

아마도 리팩토링 관련한 연재를 쓰는 중이기도 할 것이고, 지금은 회사 경영을 하고 있긴 하지만 개발자나 IT컨설턴트로 일한 경력이 더 긴 탓도 있겠지.


한편, 나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볼 때, 빠르게 내가 익숙한 맥락으로 옮겨오는 사고가 하나의 습관이다. 브런치에 쓰고 있는 연재 중에 책과 대화하기뉴스를 빠르고 유익하게 소비하기 역시 그러한 행동의 결과물이다.


다시 HBR로 돌아가 저자의 글을 더 살펴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이나 경쟁에 마지못해 끌려가기보다 유리한 위치일 때 변화하기가 훨씬 쉽다는 걸 깨달았다. 어떤 큰 베팅이나 피벗도 3~4년 안에 성공하지는 못하므로 좋은 시절에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나는 좋은 시절에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말을 보며 또 다시 머리 속으로 이렇게 발했다.

그래, 맞아. 좋은 시절에 (회사는 물론) 시스템도 변화해야 해


유기체는 진화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리팩토링이란 표현을 모르고, 관심도 없는 분이 없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나는 어떻게 쓸 것인가? 나는 오랫동안 시스템은 유기체라고 강조해왔다. 유기체는 무엇인가? '사람' 이라는 키워드를 넣어 대충 얼버무리고 싶지만 아래와 같이 인터넷에서 찾은 정의를 인용한다.

각 부분이 일정한 목적하에 통일·조직되어 있으며, 부분과 전체가 필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조직체.

사업체도 유기체다. 위 정의에 빗대어 보면 개인이나 부서가 부분으로 일정 목적하에 조직되어 있고,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체는 어떤 비전을 중심으로 부분과 필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비전이 선명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해관계의 엉킴의 형태로 유기체를 꾸리고 있다.


시스템은 어떠한가? 똑같다. 소프트웨어가 중심을 이루는 시스템을 결국 사람들의 욕구가 담기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끈임없이 고쳐진다는 점에서 유기체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유기체에 대한 공통의 이해가 만들어졌으니 리팩토링을 건너 뛰고, 유기체는 종을 유지하기 위해 진화한다는 과학적 사실 혹은 가설을 꺼내보자.


사업체와 시스템의 진화는 무엇인가?

진화라는 말 자체가 인간 사회의 구성물에 대해 쓰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비유적 표현일 뿐이다. 하지만, 진화란 은유를 가지고 이렇게 질문해보면 꽤 흥미롭다. 먼저 사업체를 대상으로 질문해보자.

현재 구성원이 다 떠난 후에도 사업체(혹은 우리회사)는 의미가 있는가?

새로운 직원들을 위해 우리회사에 변화가 필요한가?

새로운 고객들을 위해 우리회사에 떤 변화가 필요한가?

새로운 변화로 인해 회사에 어떤 도전이 나타날 것인가?

질문을 던지다 보니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에 해당하는 기업의 운영을 넘어서는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유익한 질문들이다. 이런 관점은 저자 말대로 좋은 시절에 해야 한다. 여유가 있을 때, 시야를 확보하기 좋을테니


그렇다면, 진화를 했느냐 하지 못하고 도태되느냐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기사에서 퀄트릭스 창업자는 자신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퀄트릭스는 큰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나중에 돌이킬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점에서 검토하려고 늘 노력해왔다. <중략>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은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도록 조직을 훈련하되, 돌이킬 수 없는 결정 앞에서는 모두 멈추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중략> '이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을 만한 진정한 근거는 무엇인가' 등의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고민한 끝에...


리팩토링도 하나의 진화인가?

사업적인 이야기기지만 성공한 퀄트릭스 창업자는 이렇게 말한다.

일이 잘되고 있어도 지금 하고 있는 걸 바꿔야 함을 의미했다.

그리고, 그의 사업은 기업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회사인지라 피벗 과정에 아래와 같은 행동을 해야 한다. 직접적으로 시스템 수준 리팩토링에 준하는 내용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런 결정을 내리면서 기술 스택을 재구축하고, 코드를 교체했으며, 300명의 인력 중 일부를 이 새로운 방향에 맞게 재배치해야 했다.

그 후에는 사업 차원의 짧고 굵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결국 사업을 망치는 것은 변화가 아니라 무사안일주의다.

그런 점에서 IT시스템 전면 재구축에 '차세대'라는 수식을 붙이려면, 그간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수준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