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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12. 2021

토스가 타다를 왜 인수할까?

뉴스를 빠르고 유익하게 소비하기 No.  30

이 글은 토스가 타다를 인수한다고? 왜? 기사를 읽고 많은 페친들이 해당 사건에 의견을 내놓는 것을 보면서 쓸 만한 내용이 있을까 시도하는 것이다.


토스가 타다의 지분 60% 인수

기사에 따르면 공식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토스가 타다의 지분 60%를 인수한다. 타다가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토스가 인수하는 형식이다. 다만, 신주발행가액은 공개하지 않는다.
– 타다는 인수 후에도 독립법인으로 유지된다. 이정행 대표를 비롯, 경영진과 임직원은 그대로 남는다. 다만, 타다 경영진이 의사결정 협의 대상으로 삼는 곳은 쏘카가 아닌 토스가 될 예정이다.
– 타다의 남은 지분 40%는 여전히 쏘카가 갖고 있다. 다만, 타다의 중요한 의사결정 파트너는 지분을 더 많이 가진 토스로 바뀐다.
출처: https://byline.network/2021/10/8-107


쏘카는 왜 타다를 파나

기자가 질문을 잘 던진 듯 하여 따라가 본다. 스타트업에 불법 리스크는 분명 신경이 곤두서는 문제다. 기사만으로 타다의 행보를 보면 곤욕스러운 상황을 꽤 잘 해내간 듯 보인다. 하지만, 그런 평가는 내가 스타트업 대표이기 때문에 내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나를 벗어나기 힘들다.)

타다가 매물로 나온 것은 꽤 오래된 얘기입니다. 11인승 렌트카로 기사 딸린 차 호출 서비스를 제공했던 ‘타다 베이직’이 불법이 됐던 지난해 3월, 쏘카는 타다를 독립법인으로 분할하려다 이를 철회했습니다. 당시에 시장에서는 “쏘카가 상장하려고, 불법 리스크가 있는 타다를 떼어내려는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죠. 국회에서 일명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고 난 후, 타다의 상황은 계속해 어려웠습니다. 택시 가맹사업을 시작했고, 시중에 ‘타다 라이트’ 차량이 돌아다녔지만 성과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새 서비스 준비에 앞서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뼈아픈 일도 겪었고요. ‘혁신’ 이미지를 갖고 있던 타다가 무언갈 홀로 새로 해보기에는 총알(자본)도, 인력도 모두 부족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회피한 카카오T 와 전면전을 쏘카가 이겨내긴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토스는 이길 수 있나?


우연히 핀테크 업계에서 일하는 분과 '카뱅 vs 토스' 를 주제로 이야기한 일이 있다. 대화에서 새로 안 사실은 토스는 카뱅과 달리 규제를 무시하고 진행하여 속도감이나 편의성이 높아진 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 나는 과거 쿠팡의 성장 방식이 떠올랐다. 지금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이 나온다.

기자의 글에서 질문의 답은 아래 내용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쏘카 입장에서는 사업이 잘 안 되는 부분을 정리하고, 흑자가 날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경영상으로 유리한 판단일 수 있겠죠.

상장을 준비하기 위해서 더 기다려야 하는 부분은 지분을 일부 남기고 판다. 더불어 쿠팡의 방식으로 토스가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까?


토스는 왜 타다를 사나

이 질문에 대해서 기자는 다섯 가지 추정을 제시한다.

1) 토스X타다라는 혁신 이미지 결합, 브랜드 파워 기대 

2) 국내에서만 12조원에 달하는 택시 결제 시장

3) 900만명의 쏘카-타다 가입자(+2000만 토스 이용자와 결합했을 때 오는 시너지) 

4) 금융 모빌리티 결합하는 글로벌 추세 

5) (이건 정말 추론이지만) ‘알토스 벤처스’라는 공동의 투자사


그럴 듯하다. 택시 결제나 가입자 증가는 전형적인 합병 사유들과 유사하다. 4번은 중국 거주시절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어 보이는 모바이크의 급성장이 사실은 보증금을 예금처럼 활용한 비즈니스란 사실을 들었을 때 생긴 느낌이 떠올랐다. 이미 금융사업을 하는 토스 입장에서 모빌리티가 늘어나면 현금 보유를 활용해 차량을 늘릴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타다 운전자가 토스 사용자라면 추가적인 시너지도 낼 수 있고)


자율주행 시대까지 고려하면 (자가용이 아닌) 개인용 운송수단은 오래 남을 비즈니스다. 위챗을 보면 이미 중국 소비자에겐 지갑을 대신하는 수준이다. 그렇게 길게 보면 4번은 더욱 힘을 받는다.


한편, 업계에 일하는 분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기사를 그대로 믿는다는 전제하에)

카카오모빌리티에 국내 첫 택시 가맹 플랫폼 ‘웨이고’를 매각한 김재욱 태평운수 대표는 “토스는 어차피 모빌리티를 해야 했고 인수 대상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개별 기업의 내부 상황이나 지분 관계를 고려하면 타다가 적격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의 차두원 대표 역시 “상장을 준비 중인 쏘카 입장에서는 타다를 매각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모빌리티에 들어가려는 토스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차원에서 시장 3위 사업자인 타다에 투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토스는 왜 타다를 사나 II

막 기사를 읽으려는데, 페친인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이민석 학장님의 글이 올라왔다. 나름 합리적인 추리로 보였다.

차분히 글을 쓰고 나서 학장님 글을 다시 본다.  요즘 익숙해진 묻따풀을 활용하자. 따져 묻는 포인트를 짚어봤다.

시너지가 날 영역이 어딘가?

토스의 개발자 흡수인가?

첫 물음에 대해서는 앞선 기자의 답 중에서 찾아보자. 객관식이네. 5번은 다소 모호하니 제외하면, 학장님의 글은 1~4 중에서 2번과 4번뿐이란 지적으로 보인다. 그러기엔 인수가 적절치 않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나는 가치평가에 대해 감이 없어서 호불호를 낼 역량은 없다. 다만, 기자가 말한 브랜드 파워와 회원수 증가에 대해 학장님 글에는 빠져 있다. 효과가 약하다고 보셨거나 간과했을 수 있다. 가치평가에 대해서 할말은 없지만, 토스가 긴 호흡으로 혹은 굉장히 큰 그림으로 시장을 본다면 나는 4번이 가장 중요하게 보인다. 위챗의 경험탓이 클 텐데, 결국 소비자 습관을 선점하는 힘이 그것이다.


한편, 이민석 학장님 글 때문에 알게 된 바(기사에는 없고)는 바로 개발자들이다. 요즘처럼 개발자를 구하기 힘든 시절에 악전고투 중인 타다 개발자를 얻는 일 또한 매우 매력적인 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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