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선행 연구
신한은행, ‘금융 편의점’ 전국 확대 통신망 깐다는 기사 제목을 보며 가장 먼저 눈에 띈 표현은 금융 편의점이고, 흥미로운 디지털 전환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프라인 매장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도 소매부문은 양상만 다를 뿐 흐름은 갖다고 본다. 중국에 살며 한국 법인 세무신고를 위해 은행에 분기마다 들르던 시절 해마다 은행 창구가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창구 대응 인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기사에 소개한 아래 내용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대응이다.
신한은행과 GS리테일은 다음주 강원도 정선에 1호 금융특화 편의점을 선보인다. 신한은행은 이 편의점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다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금융특화 편의점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강원도 정선이면 인구밀도가 낮아 창구 운영부담이 크다. 그런데 편의점 공간을 빌릴 수 있다면 윈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근데, 실행상 문제는 없는가? 기사를 보니 금융특화라는 수식이 실현되려면 통장, 카드 개설까지 가능해야 했다. 오호~ 참신한데?
금융특화 편의점은 단순히 입출금을 하는 현금자동인출기(ATM)만 설치하는 것이 아니다. 통장, 카드개설부터 대출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 은행에서 하던 업무를 편의점에서 하는 셈이다. 두 회사는 은행점포가 들어서기 힘든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금융특화 편의점을 구축한다.
다만, 대출상담은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대응할지 상상이 어렵다. 대출상담을 빼도 ATM 이용을 넘어서 통장을 만들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편리하다 할 수 있다. 다만, 카뱅과 토스뱅크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실효성 있는지 의문이긴 하다. 다만, 편의점에 있는 분(?)이 디지털 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해준다면 카뱅이나 토스뱅크를 못쓰거나 안쓰는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부분은 간과되었거나 중요도는 낮게 둔 듯하다.
다만, 금융특화 편의점은 디지털 기기를 혼자 사용해야 한다. 금융 소외계층의 일부인 노인이 이용하기 힘들 수 있다. 신한은행 측은 “디지털데스크는 기기 앞에 앉아 ‘직원연결’ 버튼 하나만 누르면, 영업점 직원과 연결된다”며 “이후부터 화상연결을 통해 영업점 직원이 기기 사용을 안내하고, 원격으로 기기를 조작해주기 때문에 사용이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포함된 사진을 보니 대출상담의 해법이 보인다. 코로나 비대면 업무 상황이 아이디어와 자신감을 주었을 듯한 기획이다. 다만, 앞서 말한 무인의 디지털 장벽을 넘어 대출상담을 비대면으로 받는 분들이 외곽지역에 존재할지는 역시 의문이다.
나름 합리적인 판단이지만, 아래 내용을 보면 서비스의 편의성에 대한 고민보다는 운영비 절감에 초점이 맞춰진 인상이다.
게다가 금융특화 편의점은 은행원이나 안내원이 없어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초기 구축비용과 유지비용을 제외하고 별도의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아 은행 입장에선 효율적이다. 또 편의점 특성상 24시간 운영되고 접근성이 뛰어나 점포 대안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디지털 전환을 뭐라고 분류할 수 있을까? 운영비 절감형 디지털 전환? 같은 일에 대해 목표를 바꿀 수도 있다. 비대면 고객 접점 확대를 목표로 하면 분명 디테일이 달라질 것이라 상상할 수 있다. 중국에 있을 때부터 간헐적이지만 디지털 전환에 대해 고민하고 현실에 반영하는 일을 해왔다. 그런데, 대상 기업과 조직에 따라 디테일로 들어가면 매우 다른 목표와 활동이 펼쳐졌다. 내가 직접 수행하지 않는 업계 사레를 봐도 부르기는 모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고 하지만 실제 목표로 하는 바와 양상은 너무도 달랐다.
그러던 차에 전혀 다른 관점의 디지털 전환 유관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다. 페친님이 올려주신 한화 다이렉트와 캐롯 퍼마일 비교 글은 한화그룹 산하의 전통 보험 서비스와 신규 보험서비스의 비교글이란 점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다.
나는 이런 몇 가지 자극 때문에 다양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상에 대해서 여러 가지 관점으로 살펴보고 정리해보려는 마음을 먹었다. 이를 선행연구라고 부르고 이제부터 시간을 들여 조사하고 기록하고 피드백을 받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