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Oct 19. 2021

탐색과 클라우드가 기본인 세대

뉴스를 빠르고 유익하게 소비하기 No.  31

컴퓨터에 파일을 보관하는 방식과 세대 차이라는 글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세대 차이에 대해 어렴풋하게 이해할 뿐 교수 입장이 되어 보지 않아 공감은 어려웠습니다. 도리어 저는 최근 시도한 무모한 행동과 연결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똑똑한 것과 파일 정리 못하는 것은 무관하다

기사에서 공감한 내용은 아래 첨부 이미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포드 교수가 '똑똑하다' 표현한 것은 과거와 달리 웹으로 연결된 미디어의 망을 잘 활용하는 검색 능력이 과거보다 우월하다는 뜻으로 봅니다. 반면에 요즘 학생들은 수많은 파일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일에 대해서는 왜 똑똑하지 못할까요?

이 내용을 읽는데, 직접 관련이 있다 할 수 없는 일화가 떠오릅니다. 최근 대기업에 다니는 지인과 인센티브에 대해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지인은 회사가 인센티브를 안 받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적절하게 패널티를 주는 방식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급여 총액을 고정한 상태에서 일부를 인센티브로 주는 방식 자체는 작동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애초에 큰 돈이 될리 없기 때문에 그 방법 자체가 잘못된 인센티브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무엇일까요? 지인이 말하는 인센티브와 제가 말하는 인센티브의 범주 혹은 정의가 다른 듯 합니다. 최근 몇 년간 HBR 기사들은 현금이 아닌 동기부여 방식을 인센티브로 설명하고 있고, HBR을 구독해온 저는 이를 받아 들인 상태였습니다. HBR의 권위 때문만은 아니고, 제 경험과 상식으로도 현금 인센티브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생각하고 있어서죠. 현금 인센티브 말고 무슨 대안이 있을까? 검색해보니 그런 고민을 하던 끝에 작년에 <그 회사는 직원을 설레게 한다> 같은 책도 읽은 바 있습니다. 반면에 지인은 회사에서 시행하는 현금 인센티브 제도를 인센티브의 전부로 여기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어쩌면 다른 주제를 다룬 이 글은 지인에게 현금 보너스가 아닌 인센티브에 대한 예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글을 발행한 후에 예시가 되었는지 물어봐야겠습니다.


검색 위주로 웹을 이용하는 세대

일단, 다시 기사로 돌아가서 일부를 인용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위 기사를 읽으면서 구글 첫 화면을 봤을 때 충격이 떠올랐습니다. 기사에서 말하는 세대 구분을 아래 문장으로 나눌 수 있을 듯 합니다.

구글 검색 이전부터 웹을 사용하던 사람과, 구글에서부터 웹 검색을 시작한 사람


자! 이글이 인센티브와는 무슨 관련일까요? 그걸 풀어보겠습니다. 또 다른 일화를 예로 듭니다. 


페이스북 친구 목록 전체를 보기가 힘들다

최근 굉장히 소모적인 짓을 충동적으로 시도했습니다. 100명이 넘는 페친들이 좋아요를 눌러 주셨지만, 이 미친짓에서 어느 부분에 좋아요를 표하신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


암튼, 관계를 소중히 하며 살자는 각오를 기억하기 위해 행동으로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 목록을 누르면 총 숫자만 나올 뿐 한번에 전체를 보는 일을 쉽지 않았습니다. 스크롤 하면서 하나씩 봐야 하는데, 지금 몇 명째인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아주 지난한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니 놀랍게도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띄엄띄엄 수행했지만, 최소한 10시간 이상은 더 쓰고 난 뒤에는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브라우저에 아래와 같은 팝업이 뜨고 친구 목록 조회를 막는 일입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웹 사이트 크롤링(웹 사이트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통해 웹 사이트 데이터를 가져 오는 행위)을 해본 일이 있어서 페이스북에서 제 행동을 프로그램이 하는 것으로 보고 막는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프로그램이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페이스북에 신고까지 해가면서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어떻든 제가 뱉은 말을 증명하려고, 노트북 대신에 모바일 폰으로 진행했더니 다행히 되더군요. 그런데, 모바일 폰에서도 계속 스크롤 하면 친구들 페이지를 방문했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친구 목록이 고정되어 있고 뒤쪽의 친구목록은 아예 표시하지 않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잠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아니, 내 친구를 보겠다는 당연한 요구를 안들어주는데 왜 전세계 수억명이 불평을 하지 않을까? 바로 이 지점에서 기사와 공감을 얻었습니다. 


클라우드와 탐색의 세상

클라우드는 사용자에게 말합니다. 과거에 잡지를 보듯이 스스로 뭔가 찾아보지 말고 구독을 하라구요. 그래서 내부가 들여다 보이지 않고 경계도 불투명한 구름을 상징으로 사용하죠. 직업적으로 제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드는 업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상이 그렇게 바뀐 부분을 직업 일상에서 체험하고 있습니다. 기성 세대들이 MZ라고 구분짓고 싶어하는 소위 말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탐색으로 웹을 경험한 친구들입니다. 그들이 굳이 디렉토리(지루한 목록)를 뒤져가며 정보 청소를 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친구 목록이라는 말을 파일 목록으로 바꾸어도 마찬가지죠. 게시판의 목록도 일일이 찾아보는 일이 드물어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등장 이후에는 앞부분 몇 개의 글만 읽습니다. 인스타그램에도 그런 습관은 옮겨가 있고, 업자들은 그런 관행을 이용해 추천 알고리즘이란 것도 활용합니다. 더러는 목록 상단에 보여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광고사업을 합니다. 


웹의 변화와 인센티브

자 이번에는 지인의 일화에서 끄집어 낸 인센티브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할 때입니다. 이 글과 인센티브가 무슨 관련일까요? 일단 단어 뜻부터 명확하게 하겠습니다.

If something is an incentive to do something, it encourages you to do it.

어떤 행동을 하도록 장려하는 무언가를 인센티브라고 부릅니다. 그게 꼭 현금으로 고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가 꼭 돈 때문에만 일하지도 않으니까요? 그러면 인센티브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 이를 다룰 수는 없습니다. 다만, 웹의 변화와 세대의 행동 양식이 달라진 점에서 우리는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하는 환경에 맞춰 인센티브를 설계해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죠. 조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비전이 있다면 인센티브 설계는 어렵지 않다고 믿습니다. 반대로 조직을 어떻게 바꿀지 불확실하다면 인센티브 설계는 돈으로밖에 할 수 없는지도 모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