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데이비드: 다시 개발을 시작하다
전략을 수립했으니 방향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역시나 <작업할 때 항상 AI를 초대한다>는 원칙에 따라 전환 작업 계획도 클로드에게 물어서 시작했습니다.[1]
우선, 클로드가 제시한 첫 단계를 그대로 따라 해 봅니다. 클로드 설치 명령어로 보입니다.
npm install -g @anthropic-ai/claude-code
설치는 빛의 속도로 끝나서 '된 건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실행해 보니 문제없이 작동했고, 섬세하게 색상 취향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로그인 방법 세 가지 중에 고르라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건 1번밖에 없었습니다.
터미널 설정에 대해 묻길래 권장하는 대로 했더니 제 클로드 사용자 이름으로 로그인이 됩니다.
자연스럽게 클로드 코드의 지시대로(?) 대화를 하다 보니 처음부터 다시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클로드 코드와 대화하는 방식은 금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2] 한글로 프롬프트를 할 수 있지만, 영어 공부도 할 겸, 영어로 그동안 짰던 코드를 파악해 달라고 했습니다.
First, please read the contents of the my-family-app filder, and then identify the program's features and structure.
역시나 파악한 것을 쭉 늘어놓습니다.
여기서 다시 혹시나 해서 클로드와 웹으로 대화한 내용을 읽을 수 있는지 물었는데, 별도의 시스템이라 그건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음, 이제 클로드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군요.(농담입니다) 세션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한 겁니다. 클로드 코드가 말한 대로 복붙(Copy-paste)하기에는 너무 방대한 대화이고 요약 대신에 이미지 덤프를 던져 주고자 했습니다. 신박하게도 클로드 코드는 CLI에서 드래그 앤 드롭을 지원했습니다.
길게 설명하는 대신에 최종 결과부터 준 후에 질문에 대응하는 식으로 대화로 풀어 갔습니다.
이렇게 파악을 시킨 후에 계획부터 세워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공백 포함 205줄의 계획 파일을 생성했습니다.[3] 찬찬히 따져 보는 대신에 다시 클로드에게 파일을 주고, 추려서 설명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지금은 뭘 고치기보다는 구현 결과를 보고 전체적인 인상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토큰 한도 내에서 바로 구현할 수 있는지 묻고, 그렇다기에 진행시킵니다. ;)
중간중간 자신이 하는 일을 알려주다가 저에게 결정을 하라고 요구합니다. 그 사이에 공백이 발생합니다. 모두 다 따라갈 수는 없기에 눈에 띄는 것들은 화면 덤프를 해서 클로드에게 어떤 내용인지 묻습니다. 그러다가 클로드 코드 실행 중에 질문을 답할 수 있는 방법을 팁으로 배웁니다.
코딩을 안 하고 기다리는 양상이 마치 한석봉 엄마가 떡을 썰면서 공부를 하게 했다는 오래전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영어 출력문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한글로 전환했습니다. ;)
전환 경험은 '압도적으로 좋다'입니다. 딱히 적응이랄 것도 없이 몇 시간 만에 커서가 짠 코드를 클로드 앱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더해서 구현을 완료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행환경도 정비해서 그전에 존재를 몰라 설치를 못했던 맥에서 구동하는 아이폰 시뮬레이터도 설치하고, 테스트 코드도 모두 새로 작성하게 했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서 조여준 님의 링크드인 글을 만났습니다.
Claude 20달러짜리 유료 플랜 가입하시고 뭐라도 만들기 시작하면 일단 인류 상위 0.2% 안으로 진입한다.
(과도한 계량화로 볼 수도 있지만) AI 창작자의 세계란 단일 척도로 보면 상위 0.2%라는 고무적인 숫자에 대한 인지가 나쁘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주석
[1] 그랬는데 놀랍게도 클로드는 지금 익숙한 도구인 Cursor로 하다가 적절한 시점에 옮기라고 합니다.
CEO인 다리오 아모데이를 닮아 돈이 최우선은 아닌 모양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커서는 당장 입금부터 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커서를 Pro로 업그레이드하는 대신에 클로스를 Pro로 쓰는 첫날이 되었습니다.
아침 화상 미팅에서 동료 개발자도 이제 커서는 구독을 끊는다고 했는데, 공교롭게 저도 그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2] 다만, 빠르게 쏟아내는 결과를 바로 이해하고 다음에 할 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 병목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사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3] vim 으로 열어서 보라고 하는데 vi 세대가 아니라 zed로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