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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Dec 31. 2021

아빠, 결합이 뭐야?

육아로 함께 배우는 과학 V

지난 글에서 던진 질문인, '물질의 원소는 원자인가?' 를 풀어보려다가 도리어 늪에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원소보다 더 작은 단위의 입자 혹은 소립자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단칼에 공부해서 익힐 수 있는 과학지식이 아니다. 나는 지적 인내심(?)을 발휘하여 나의 호기심을 효용성있는 수준에 머물게하기로 결심힌다.


영감을 줄만한 그림들을 종종 쳐다보았지만, 단서를 찾지 못하다가 아래 주기율표 이미지와 월간김어준의 박문호박사님 강의에서 빅뱅을 설명하는 내용을 듣다가 탈출구를 찾았다.


원자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물질

박문호박사님은 빅뱅때 만들어진 수소 원자가 우리가 마시는 물에 그대로 있다는 설명을 한다. 위의 주기율표를 보면 이를 의미하는 것인지 수소 원자를 표현하는 H기호의 요소는 BigBang fusion이란 범례의 박스로 표현했다. BigBang fusion은 무언가 검색하다가 또 다시 아래 이미지를 발견했다.

우주의 역사를 도식화한 그림인데, 다섯 번째 타원에 가서야 비로소 원자(atom)가 등장한다. 원자 이전에 물질의 형상이 있었고, 나아가 물질을 이해하려면 지구 탄생 이전의 우주의 탄생까지 알아야 한다는 거대한 장벽이 존재한다.


과학은 직관 너머의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여기서 내가 과학에 관심을 두는 이유를 다시 만난다. 나는 과학자도 아니고, 심지어 문과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과학적 (사업) 운영이란 개념을 듣고 나서다. 여기서 말하는 과학은 직관에 위배되는 사실에 기초하여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고, 실용적인 소재는 데이터다. 결국, 데이터에 기초해서 경영하라는 메시지인데, 나는 더 나아가 과학에도 관심이 끌렸다. 그래서 책이나 팟캐스팅을 들으면서 종종 스스로에게 '내가 이걸 왜 듣지(읽지)'라고 물을 때 얻은 답은 '직관에 위반되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이다.


각설하고 다시 도입부에 제기한 효용성있는 수준을 찾아가 보자. 일단 이 글은 아들과 대화할 목적으로 한 연재이기 때문에 아이가 제기한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아빠, 결합이 뭐야? 결합은 왜 하는거야?


그래서, 결합은 무엇인가?

글쓰는 내용을 아이에게 공유했는데 아이가 호기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어찌보면 아이의 호기심에서 나의 호기심으로 동기가 바뀐 듯도 하고, 나의 표현 능력의 한계일 수도 있다. 이왕 그렇게 된 김에 페북에서 얻은 자극을 소재로 글을 쓰기로 한다.

페친이 결합이 뭐냐는 문구에 대응하는 댓글로 coupling 이라고 썼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겐 익숙한 개념이자 과제이다. coupling을 우리말로 결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결합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 무엇의 결합이냐고 묻기만 해도 조금 수월하다. 위에 쓴 글만 봐도 소립자의 결합이나 원자의 결합을 떠올릴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코드의 결합에 관심을 두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면, 결합은 왜 하는걸까?

과학을 주제로 했으니 과학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다. 언젠가는 박문호박사님이 설명한 4가지 결합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아니다. 어설프지만 경험에 반응하여 머리에 생각을 담아두고 그걸 풀어내는 지금 내가 생산(?)할 수 있는 최대치를 끌어내보자. 


우선 자연의 결합은 원소가 안정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결합한다고 주장하는 텍스트를 검색할 수 있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이 직관으로 정복할 수는 없다는 견지하에 그렇다. 직관을 도입하면 음과 양으로 사물을 나눠보는 동양적 시간도 유용해보인다. 밀고 당기는 힘이 물질의 도처에 쓰이는 근본적인 힘의 방향이긴 하니까. 이런 정도 생각의 기준이 파편화하여 기억하는 정도가 내가 아는 자연의 결합이고, 다음 스텝은 박문호박사님이 정리한 4가지 결합을 이해하고자 한다. (언제 할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인간의 결합이라고 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종족보존을 위한 결합은 동물 수준에서 쉽게 인식하고 설명할 수 있지만 욕망에 따른 다양한 결합을 관찰할 수 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상상하는 예시와 내가 방금 생각한 것은 매우 다를텐데 그걸 보이는 것으로 글을 마감하자.


배터리 관련 기사를 읽다 이해를 위해 구글링해서 건너 건너 본 기사에 아래와 같은 그림이 등장한다. 

출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102616182816979

돈을 벌기 위해 혹은 돈 주는 사람들에게 자기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혹은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거절하지 못해서...) 등등의 수많은 이유로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데 3개 원소의 결합을 한다. 결합 자체에 대해서는 간단히 축약해 설명할 수 있으나, 인간에게 동기를 물으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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