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ITP에서 열린 스마트물류 창업공모전에서 베터코드 공동 창업자인 안영완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제가 창업을 한 직접적인 계기는 북경 개발조직의 혁신이었습니다. 김이사님의 합류로 그 일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즈음 우리는 새로운 문제에 봉착합니다. 저의 인생 책 <대체 뭐가 문제야>가 알려주듯이 문제 해결은 새로운 문제를 낳습니다. 북경개발조직은 애초에 개발 오프쇼어 조직으로 자체적인 마케팅이나 사업 수행 역량이 없었던 탓에 클라우드 기반으로 만들어낸 서비스를 판매하고 운영하는데 실패합니다.
그리하여 <베터코드 첫 서비스 우여곡절 이야기>에서 기록한대로 베터코드가 스타트업으로 사실상 재창업했다고 할 수 있는 2019년 5월 17일의 결정을 합니다. 같은해 7월에 안영완님이 저를 찾아와 중국 보세구 법령 변화에 따른 기회를 설명하고 크로스보더 아이디어를 제안합니다. 안영완님이 2015년 크로스보더 사업을 할 기회라고 저를 찾아왔고, 2016년 제가 베터코드를 창업할 때 함께 회사를 세운 공통 창업자입니다. 다만, 베터코드가 크로스보더와 거리가 멀던 시절은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크로스보더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찾아온 것입니다.
당시 CTO였던 깅형준이사님은 북경의 개발팀과 떨어져서 강남에서 혼자 서비스를 개발합니다. 그것이 현재 중국 소비자를 위한 분양형 미니프로그램 쇼핑몰인 요우마 서비스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다시 2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후에 안영완님이 ITP에서 발표한 크로스보더 드랍쉬핑 서비스는 바로 요우마를 서비스 인프라로 사용하는 크로스보더 커머스 혹은 물류 통합 서비스입니다.
저도 함께 배석하였는데, 심시위원 한분(ITP 팀장님)께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GDC와 유사한데 무슨 차이가 있는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발표가 끝난 후에 우리의 파트너 회사인 인터로지스(물류회사) 대표님이 결론에 해당하는 사업적 실효성을 설명해주셨지만, GDC란 말을 처음 들어본 저는 구글링을 하여 배운 바를 기록합니다.
먼저 구글링 결과 최상위 요약은 이렇습니다.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의 제품을 반입·보관하고, 품목별로 분류·재포장한 후 해외 개인주문에 맞춰 제품을 배송하는 국제물류센터이다.
우리는 중국의 보세구의 발전 방향에서 등장한 기회를 사업의 시작점으로 잡았는데,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려면 GDC와 중국 보세구의 차이를 설명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마침 구글링 결과 중에 유용해 보이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기사에서 표로 보세창고와 GDC의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상해에서 이랜드 차이나의 이커머스 물류 개선을 위해 물류 위탁 운영을 하는 대행(TP회사)회사와 이랜드 물류 창고에 갔던 경험덕분에 직관적으로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B/L이라는 용어는 무역용어인데 무역이 아닌 물류 환경으로 오면 생산단위에서 묶어서 배송하는 단위로 대응시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제가 알고자 하는 부분은 무역이 아니라 물류가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니까요.
중국 내륙의 창고 운영을 보면 제고 관리의 단위인 SKU(Stock Keeping Unit)단위로 단품을 식별하고 취급할 수 있게 보관하는 창고가 있고, 박스로 같은 SKU나 유사 SKU(스타일이 같은 상품 등)를 묶어 관리하는 창고가 있습니다. 전자는 이커머스 창고라 불리기도 합니다. 그 별칭은 쓰임새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단품 피킹/패킹/배송이 가능하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후자는 무엇일까요? 오프라인 매장이나 소매상에게 보내는 용도의 창고 관리 방식입니다.
GDC에서 말하는 품목관리는 바로 소비자에게 직구가 될 수 있게 관리한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랜드 차이나 물류센터에서 이커머스 물류 창고 직접 운영에 도전한 바 있는데, 그와 동일한 국가 차원의 적응이 바로 GDC라고 할 수 있네요.
2018년 기사지만 기대하는 경제효과가 요약되어 있습니다.
관세청은 5,000평 규모 GDC 1개를 국내에 유치할 경우 약 1,00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즉, 미·중 셀러 물량 1,000TEU 한국 운송으로 해운은 33억원, 항만터미널은 1억 1,800만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항공은 일평균 3만건 항공화물 국제 운송으로 300억원, 항공터미널은 196억원의 경제효과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다.
표로도 깔끔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기대효과는 물류 업체입장에서 쓰인 것입니다. GDC인 사용자인 판매 업체 입장에서 보면 경제효과는 곧 비용이 늘어난다는 뜻으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인터로지스의 대표님에 따르면 단가 만원짜리 기준으로 1,000 개 정도 판다면 마진이 GDC 비용과 같아진다고 합니다. 결국 잘 팔리는 품목이어야 하고 단가도 높아야 GDC를 이용할 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사는 건강보조식품 직구로 유명한 아이허브를 GDC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건강보조식품, 생활건강 제품 유통업체로 유명한 글로벌 해외직구 사이트인 아이허브는 3만여 종류의 건강 제품을 150여개 국가로 판매하고 있으며,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으로 인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 권역 소비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년 이상 온라인 소매 사업을 이어온 아이허브는 미국내 업계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과 신선도 관리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용문 기준으로 보면 20년 이상 판매를 하며 누적된 판매 데이터도 있고, 건강보조식품이라 지속적으로 팔리는 품목인 면도 보이고 단가도 높으니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있을 듯합니다.
기능상으로 같지만, 중국 종합보세구가 대한민국의 GDC보다 디지털 측면에서 앞선 부분이 두드러진 차이라고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사용자인 크로스보더 커머스 당사자 입장에서는 효율성과 비용으로 드러납니다. 중국 종합보세구는 역직구의 개별 통관을 위해서 가장 먼저 결제 정보를 요구합니다. 그 이유는 내국인(중국인) 신분 확인을 하려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면세점에서 물건을 살 때 신분증을 요구하는 일과 같습니다. 개별 통관이라는 말은 면세에 준하는 거래를 방문없이 허용하겠다는 국가 시책이죠. 신분 확인과 동시에 면세 허용 한도까지 확인하겠죠. 중국이 앞서 있는 전자지불업체와 해관(우리의 관세청에 해당) 시스템을 연결해둔 것이 베터코드의 요우마 서비스 핵심 모듈입니다.
중국의 종합보세구는 결제정보, 주문정보, 상품정보를 한번에 API로 연결하여 개별 통관을 디지털로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아마도 GDC를 사용할 때 이부분이 가능한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요우마 서비스는 두 개의 기본 UI를 제공합니다. 하나는 판매자가 중국에 팔고 싶은 상품 정보를 올리는 UI 입니다. 대략 아래와 같은 형태이고,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니 한국어와 중국어 두 개 언어를 기본 지원하죠.
또한, 중국 소비자가 위챗 환경에서 별도의 설치 없이 미니 프로그램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UI를 제공합니다.
이때 통관자동화는 별다른 작업 없이 재고 운용방식만 선택하면, 해상 운송부터 중국 내륙 운송과 소비자 알람, 환전과 대금 정산까지 한번에 끝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입니다. 중국의 종합보세구는 소비자가 구매하기 전까지 중국 역내지만 통관이 되지 않은 상품을 보관하는 방법인 1210 방식과 역외(대한민국) 보관을 허용하는 9610 방식 두 가지 모두를 지원합니다.
잘 팔리는 상품은 비용면에서 1210이 유리하지만, 신제품이나 판매 수량 예측이 어려운 상품은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무재고 운용이 가능한 9610을 써야 합니다. 9610은 중국 정부의 야심찬 정책이지만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초기입니다. 베터코드의 파트너인 인터로지스가 산둥성 위해시를 중심으로 각고를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