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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n 18. 2021

빠른 의사결정은 스타트업 대표의 의무

책과 대화하기 XIII

무려 1967년 HBR에 피트 드러커가 쓴 기사가 2021년 HBR 한글판에 다시 올라왔습니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하려면

인용문은 정말 놀랍습니다.

개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차원에서 적은 수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힘을 쏟는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중략> 변하지 않는 상수들을 찾아내려 애쓴다.

50년이 넘은 시점에서 기사를 읽는 시점에 (저도 스타트업 대표지만) 조언해주는 스타트업 대표에게 제가 했던 질문이 위 글과 유사합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죠.

한참 뒤에도 서비스에서 변하지 않을 뼈대와 시류에 따라 바꾸어야 할 살이나 액세서리는 무엇일까요?

드러커는 경영자가 의사결정을 할 때, 두 가지 다른 사조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원칙에 기반한 결정이고, 다른 하나는 이해관계에 기반한 실용적 결정이라고 합니다. 나아가 번번이 고민해야 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해내는 요령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효과적인 경영자는 결정을 내리는 일 자체에도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명확하게 정의된 세부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문제의 분류

종의 기원 혹은 생물학처럼 경영에 대해서도 분류가 필요하다 합니다. 드러커에 따르면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하나의 징후에 불과한 매우 일반적 사건으로 적응해야 할 일

독특한 사건이지만 실제로는 이반적인 문제

진정으로 예외적인 사건

새로운 종의 발현에 해당하는 새로운 일반적인New Normal 문제


문제의 정의

많은 사람들의 지적처럼 우리는 항상 문제 정의를 소홀히 하고 성급하게 풀려는 경향 속에 사는 듯합니다.

모든 관찰 가능한 사실들에 비춰 정의를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일이다.

요즘 기술로 이를 실현하는 방법은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통해 현상을 파악하는 방식도 하나의 축이라 생각합니다. 애자일의 기원(?)이 도요다가 생산 라인을 멈추고 모두의 관점으로 문제를 정의했던 것처럼요.


세부 목표 구체화

문제 정의가 제대로 되었다면, 실행에 앞서 가설과 성과 평가를 할 수 있는 지표를 알아야 할 듯합니다.

어떤 결정이 효과성을 가지려면 경계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드러커가 말한 경계조건을 찾아 정의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계조건은 의사결정의 적합성을 확인하는 요소인 듯도 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경험이 부족해 자신이 없지만) 드러커의 글을 인용합니다.

나중에 목표(세부목표)가 바뀌게 될 경우, 과거의 적절한 의사결정이 갑자기 부적절해지기 때문이다. <중략> 본질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세부 목표들을 충족시켜야 하는 결정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경계조건에 관한 명확한 사고가 필요하다.

 

의사결정

드러커는 아래 지시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자신합니다.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생각에서 출발해야 한다. <중략> 당신이 옳다고 보는 생각을 기록하라 <중략> 당신이 무엇이 옳은 것인지 먼저 말해주지 않는다면 그 임원은 제대로 타협을 할 수 없을 겁니다.

대표의 의무가 되겠습니다. ;)


행동

드러커는 행동을 의사결정의 구성요소로 포함합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섯 번째로 중요한 요인이다. <중략> 어떤 결정 속에 행도에 대한 책임까지 짜 넣지 않는다면 의사결정은 효과적이 될 수 없다.

의사결정의 마무리는 보통 action plan 아닌가요? 효과적인 회의의 결과물도 대부분 action plan입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행동이 만들어지기 위해 점검할 사항에 대해 드러커는 명확히 조언합니다.

결정을 행동으로 전환하려면 <중략> 이 결정에 대해 알아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중략> 그 일을 맡은 사람이 그 일을 할 수 있으려면 그 행동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행동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구체화하다 보면 인센티브가 적절한지 돌아보게 된다.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다.

수구 세력을 대변하는 사람들을 가장 보수가 높고 돋보이는 직책으로 승진시켰고, 특히 그중에 세 사람은 부사장까지 됐다. 이런 조치가 직원들에게 의미한 바는 오직 한 가지, "당신들은 실제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피드백

저는 아래 글을 보면서 린 스타트업의 사상이 읽힙니다.

추상(개념)에 불과한 스위스 지도를 연구한다고 해서 마터호른 산꼭대기에서 보는 경치를 시각화할 수 없는 것처럼 보고서를 연구한다고 해서 어떤 결정을 온전하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 보고서도 어쩔 수 없이 추상을 다루기 때문이다.

드러커는 비유를 들어 또 설명합니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령관은 그 결정이 어떻게 실행되는지를 보기 위해 보고서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령관이나 보좌관이 직접 가서 살펴본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자나 사령관이 부하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들이 추성적인 '소통'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힘들게 터득했기 때문이다.

힘들게 라는 부사가 그의 논리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듯이 느껴집니다.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항목에 대해서도 드러커는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결정의 바탕이 된 가정들이 여전히 유효한지, 혹은 쓸모가 없어져서 다시 고민해야 할지를 점검하는 데 있어서 직접 가서 보는 방법은 유일할 방법까지는 아닐지라도 최선의 방법이다. <중략> 언제나 그 가정들이 곧 쓸모가 없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야 한다. 현실에서 현상유지는 결코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가정에 대해 항상 유효한지 다시 확인하라는 냉철한 기술은 그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간 현자인지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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