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Jan 06. 2023

왜 디지털 코어인가?

디지털 코어의 시작 3

내 기억으로는 2012년 즈음에 읽은 에런 사피로의 <유저>란 책에서 처음 본 개념이다. 기억을 확인해보려고 구글링을 했더니 기술 기업들이 나름의 정의를 내놓고 있었다.


프로세스 표준화의 빌딩 블록

'what is digital core'를 키워드로 넣으면 요약 보기로 아래 문장이 등장한다.

Digital core is the technology platforms and applications that allow organizations to transform into digital businesses and meet the new needs of the digital economy.

공통의 이해의 기반이라는 점에서 마치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비슷하게 세상을 바라본다는 느낌이 든다. 결국 누가 증명하고 제품으로 만들어 팔 수 있느냐의 차이가 존재할 뿐.


그 외에 조금 더 훑어본 구글링 결과에서 흥미 있는 내용은 프로세스 표준화(Process standardisation)라는 구절에서 digital core를 언급한 내용이다.

Developing a solid digital core should be embraced as a vehicle for positive change, allowing for rigorous assessment of existing processes and practices. While you should pay homage to legacy, just because something worked in the past does not guarantee it should work like that in the future. The most successful organisations sponsor, drive and embrace a new mindset which mandates that only simplified, standardised and proven processes will be adopted and supported.

기업 활동 관점에서는 레거시 유산과 변화의 필요성 가운데서 특히 미래지향적인 프로세스 표준화가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작용할 때 디지털 코어는 가치를 갖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 글에서 방향성을 표현한 문구가 아래 내용이다.

소프트웨어 힘을 기업 생산력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


암묵지를 일단 드러낸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두레이에서 진척이 없이 방치된 업무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브런치를 연 것이다.

아마 동료들에게 구두로 일부 설명했을 텐데, 브런치를 열면 나도 모르게 더 넓은 독자를 가정하는 글쓰기 습관을 발동시키는 점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내가 나의 특성에 맞춰 생산적인 상황에 나를 몰아넣는 것이다.


그런데 기록을 보니 지난달에는 구조적 관점에서 어떤 협업을 시도한 모양이다. 이런 질문이 두레이 기록에 존재했다. <실용적인 포트와 어댑터 적용> 편이 이런 고민을 할 때 함께 일어난 생각을 담은 글인 듯하다.

포트와 어댑터 패턴을 써서 우리 서비스에 어떤 비즈니스 효과를 줄 수 있지?


IT(프로그램)는 데이터 채굴에 헌신해야

그리고 다소 즉흥적이고 도전적인 문구가 있었다. <아키텍처 그림 가운데 있는 데이터> 편을 인용하면서 데이터 소스가 가운데 있은 그림이 아니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러면서 두레이 댓글에도 아래 그림을 인용하고 생각을 메모한 기록이 있다.


왜 데이터 채굴이라고 했을지는 짐작이 간다. 가치 있는 데이터를 만들고 활용하는 형태가 기업용 시스템이 견지해야 할 방향이라는 확신이 있다. 거기서 말하는 데이터는 거래 처리 기록 자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할까? 최종 결과에는 포함될 수 있겠으나 지금 내가 풀려는 문제에서는 단연코 배제해야 한다. 그러니 채굴이란 표현을 썼다.


지구의 중심부에 대한 단층도(Cutaway Earth) 은유

뚜렷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core란 이름이 적절하긴 한지 구글링을 하다가 한눈을 팔게 하는 페이지를 찾았다.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지구의 중심부에 대한 단층도(Cutaway Earth)다.

실용적이 아닌 딴짓일 수도 있지만 그냥 몇 가지 따라가 보고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여기서 실용적인 배울 점이 있는 것인지. 굳이 뽑으라면 한 가지 정도는 있어 보였다. Core, Mantle, Crust의 3단 구조. 3단 구조는 쉬우니까.


그리고 은유가 개념을 집약하는데 아주 조금은 기여하는 듯도 하다. 일단 우리가 눈으로 보는 UI 영역은 Crust에 해당한다. 그리고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구간이 있는데, Mantle 부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실제 쓰임새에 따라 Composable(조립과 재구성이 가능)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정의하기 어렵다.


반면, Core는 우리가 만들고 유지할 부분이다. 그래서, 아직 예측하지 못하더라도 Mantle의 역할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Core가 Crust를 지탱하는데 매개체로 존재해야 한다는 구조적 역할이다.[1]


은유 대상물과 와이어 프레임의 연결

이번에는 은유와 아키텍처 참조 모델로 복사한 그림 둘을 같이 두고 대응시켜 보았다. Crust위에 존재하는 것들은 물, 공기와 생명체들이다. 물론 엄밀한 의미는 아니다. 체굴 할 대상인 데이터로 그런 생명활동의 부산물에 대응시켜 볼 수 있을 듯하다. 생명활동 대신에 기업활동이라 말을 붙이면, 노력을 경주한 것들을 디지털 입력으로 넣어주고 흐르고 변하고 하는 일들이 그럴싸하게 대응되는 듯도 하다.


이러한 기업용 앱의 구조 혹은 틀이 디지털 구현체의 근간이고, 우리는 그 코어(core)를 만들고 mantle과 crust를 위한 규칙을 정의하고자 한다. 일단 조금 부정확하더라도 이 정도만 시간을 써서 정의하고 가자.


주석

[1] 사족 같은 생각이 확장되었다. 중력이나 전자기력의 원천으로 핵(core)이 당기를 힘을 작용하는 것을 추적성에 대응시켜야 하나? 일단, 그런 생각은 차단한다. 필요하면 다시 생각이 나겠지.


지난 디지털 코어의 시작 연재

1. 새로운 제조업 이론이 나를 이끌다

2. 도메인 이벤트 정의하기


유희의 공간: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에 가까움

core 보카(voca) 탭을 따라가다가 Earth's Interior 페이지를 본다.

The Earth is divided into three main layers. The dense, hot inner core (yellow), the molten outer core (orange), the mantle (red), and the thin crust (brown), which supports all life in the known universe.

연이어 core 정의를 훑어본다.

Earth’s core is the very hot, very dense center of our planet.

덕질하기 좋게 Earth's Crust 페이지도 있다.

“Crust” describes the outermost shell of a terrestrial planet. Earth's crust is generally divided into older, thicker continental crust and younger, denser oceanic crust. The dynamic geology of Earth's crust is informed by plate tectonics.

덕분에 판 구조론의 영문 표현이 Plate tectonics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위키피디아 페이지 단층도를 보다가 앞선 단층도에서 표기가 없어 궁금했던 crust 구분도 줍듯이 배운다.

그리고 재미로 continental crust는 UI 컴포넌트로 채우는 표면이고 oceanic crust는 데이터 입출력이 벌어지는 표면 혹은 UI 공간이라는 비유도 해본다.


한편 crust의 정의는 한 줄로도 표현되어 있다.

The crust is the outermost layer of Earth.


Mantle 페이지도 역시 있는데, 사진은 따로 없지만 정의가 있다.

The mantle is the mostly-solid bulk of Earth's interior. The mantle lies between Earth's dense, super-heated core and its thin outer layer, the crust. The mantle is about 2,900 kilometers (1,802 miles) thick, and makes up a whopping 84% of Earth’s total volume.

흥미롭다. 84% 차지한다는 부피가 바로 이후에 디지털 코어로 구성될 비즈니스 앱의 코드량이 코어나 Crust에 비해 방대해질 것이라는 짐작과 대응된다. 거기에 더해 단단함(mostly-solid bulk)은 우리가 개입할 틈이 없이 별도 층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가정과 잘 어울리는 듯하다.

작가의 이전글 도메인 이벤트 정의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