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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ys Jan 21. 2018

동갑내기 커플의 미국여행

#4. 샌프란에서 마지막 밤


나파밸리에서 돌아온 우리는


 샌프란의 중심가로 갔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화려하게 꾸며진 시내에 도착하니 본연의 목적(저녁먹기)도 잊고 한시간쯤을 배회하며 사진을 찍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Union Square의 하트 조형물 앞에서 (illustrated by Grays)



 그러다 정말로 배가 고파진 우리는 멕시칸 패스트푸드점인 치폴레(Link: 미국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들여오고 싶어하는 식당)에 들어가 폭풍식사를 마쳤다.


이제 맥주나 사서 들어갈까?
그래. 그러고보니 오늘이 샌프란에서는 마지막 밤이네. 맥주 마시면서 얘기하다가 잠들자!


 몇걸음 걷지 않아서 다행이 금방 편의점을 발견했다. 편의점 앞에는 한 걸인이 자리를 잡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아니, 구걸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우렁찼고 당당해보였다. 그는 지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던지며 동전통을 흔들었다. 왠지모르게 포스가 느껴지는 그를 뒤로하고 편의점 문을 열려는데 그가 우리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No!! Not that way! This door!


 우리가 들어가려고 했던 문이 편의점이 아니라 다른 상점의 입구였던 것이다. 고맙다고 인사를하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맥주코너를 찾았지만, 늦은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주류판매 라이센스가 없는 곳이었는지 맥주를 찾을 수 없었다. 빈손으로 나가는 길에 우리는 편의점 앞의 그 걸인에게 주머니에 있던 단 돈 몇 센트라도 주기로 했다.

G가 얼마 안되는 동전을 주면서 "Not much"라고 하자, 그가 대답했다.



Better than nothing!


 힘있는 그의 답변에 압도되어, 전문 Liquor샵을 찾아 맥주를 살 때 까지 그의 얘기를 하며 걸어갔다.




                                  커리의 경기는 못보지만 아쉬운대로 golden state warriors 맥주


맥주를 마시며 G와 나는 어제와 오늘, 짧지만 알찼던 샌프란의 기억들을 되새겼고 앞으로의 일정들에대해 설레며 이야기했다.


샌프란 좋은 것 같아. 도시도 아름답고 날씨도 좋고 여기서 살아도 좋을 것 같아. 그런데 돈이 엄청나게 많아야겠지? 학교 선생님이나 소방관들이 샌프란의 집값을 못이겨 많이들 떠난다고 하잖아. 돈 많이 벌어야겠다.


샌프란은 전 세계에서 렌트비가 제일 비싼 도시 중에 하나로, 약 14평정도의 방이 평균 월 $2,077이고 22평정도의 방이 월 $3,942라고 한다.



내일은 LA를 향해 출발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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