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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ys Oct 23. 2018

중국 훠궈 메뉴판 정복 - 1

연태 훠궈 맛집 '용청마두(龍城碼頭)'


중국을 여행지로 선택하면서 가장 설렜던 것 중에 하나는 바로 훠궈(火锅)다.

한국에도 훠궈를 하는 집이 많이 생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본토의 맛과 가격을 따라올 수 없으니 말이다.


재작년 칭다오에 있는 하이디라오에 가서 가격은 보지도 않고 먹고 싶은 만큼 시켜서 배 터지게 먹고도 가벼운 맘으로 계산했던 유쾌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번 여행지였던 연태는 최근 몇 차례 방송을 탔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은 도시는 아니었다.

그 흔한 여행책자에도 없고 식당에서 영어 메뉴판도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익힌 기본 중국어로 여행은 무리가 없었다. 滴滴出行(디디추싱, 중국의 우버) 앱을 통해서 이곳저곳 헤매지 않고 다녔으며, 식당에서 음식 주문하는 것도 그런대로 순조로웠다. 사진 메뉴판이 잘 되어있는 하이디라오 지점에 갈 수도 있었지만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현지 맛집을 찾아가 보고 싶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훠궈를 주문하는 데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한국에서 보통 먹는 홍탕(마라탕, 麻辣烫)과 청탕(칭탕, 清汤)을 반반으로 담아주는 원앙훠궈(鸳鸯锅)에

대충 소고기(牛肉)와 양고기(羊肉), 그리고 두부(豆腐)종류와 눈치껏 야채 모둠(蔬菜拼盘)을 시키면 되지 않겠는가? 이 정도의 단어만 알고 있으면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30분 정도의 대기를 하고 마침내 들어간 식당은 시끌벅적 정신이 없었다.

각 테이블마다 훠궈 냄비가 뜨겁게 끓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테이블은 담배까지 피우며 자욱한 연기와 화자오향 가득한 냄새가 가득 찼다. 자리에 앉아 숨 돌릴 틈 없이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다 준다.


엄청난 리스트의 한자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 것도 내가 아는 단어와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있다 한들 그림 맞추기 하듯이 찾아야만 했다. 가뜩이나 정신 없던 식당 분위기에 한자로 가득한 메뉴판을 받으니 멘붕이 왔다. 심지어 과일 음료와 디저트 메뉴판 따로 한개 더 가져다줬다. 



아는 단어를 동그라미 쳐가며 후보군을 좁힌 후, 몇 개는 찍고 몇 개는 종업원을 괴롭혀가며 주문을 해냈다. 


가까스로 주문을 마친 후, 그간 배운 중국어로 음식 주문도 못했다는 생각에 분함과 열정이 동시에 느껴졌다. 다음 중국 여행 전까지는 기필코 마스터 해오리라.



찾아간 훠궈 맛집은 연태 시내 쪽에 위치한 용성마두(龙城吗头)라는 훠궈 체인점이다. 중국 맛집 평가 앱인 디앤핑에서 별 4.5개/5개(북마루점)이나 받은 곳으로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대기가 있을 정도였다. 위생이나 서비스 면에서는 확실히 하이디라오보다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었다.


용성마두 북마루점에서 갖고온 종이 메뉴판을 하나하나씩 공부해보려고 한다. 식당마다 칭하는 음식 명칭이야 조금씩 다르겠지만, 하나를 마스터하면 그래도 다음번엔 절반은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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