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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ys Oct 28. 2018

중국에서 물만두 먹기 - 1

연태 물만두 맛집 희가덕(喜家德) -  중국어 메뉴판 정복


연태를 가는 비행기 안이었다. 세명이 쪼르르 앉아 설레며 연태에 가면 뭘 할지에 대해 처음으로 얘기를 나눴다.
그래도 해외 여행이건만 모여서 계획 한 번 짠 적이 없었다. 우리끼리 어디로 떠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컸고, 뭘 해도 재밌을 거란 자신이 있었다.


"훠궈는 하이라이트니까 마지막 밤에 먹는게 낫겠지?"
"맞아 맞아. 양꼬치는 언제 먹지?"
"양꼬치에 칭따오! 진짜 맛있겠다.."
"그래도 연태가는건데 고량주도 마셔야지. 너네 마실 수 있겠어?"


여행 계획으로 얘기를 꺼냈지만 결국은 먹고 마시는 계획으로 대화가 흘러버렸다. 하지만 우리의 여행은 짧은 2박. 주어진 끼니가 별로 없었다.


"그럼 꼭 먹고 싶은거만 추려보자. 이건 꼭 먹고 싶다는 메뉴, 각자 말해보자"


그렇게 해서 나온게 바로

탕수육, 가지 요리, 양꼬치, 훠궈, 만두였다.

그런데 C가 만두를 외쳤을 때는 조금 갸우뚱했다. 물론 광동 지방에 가면야 딤섬을 많이 사먹긴 하지만 딤섬은 제외하고, 중국식 만두를 뭘 먹어야 하는 걸까?


사실 나의 지난 중국 여행을 되돌이켜보면 길거리 노상에서 파는 피가 두꺼운 빠오즈(야채 호빵 느낌의)는 더러 먹었지만 제대로된 식사로 중국식 만두를 느껴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식당을 골라야하는지 좀 걱정이 들었다.




전날 밤 우리는 연태에서 큰 쇼핑몰 중 하나인 조이시티(大悦城)에서 커피를 마시고 내려오다가 한 상점을 발견했다.


조이시티에 있는 희가덕(喜家德) / 바이두 검색

C가 제일먼저 발견하고는 말했다.


"만두 파는 곳인가봐!"
"귀여운 만두 캐릭터도 있어"
"사진봐봐..새우 들었어. 내일 갈까?"


아쉽게도 일정 상 조이시티 몰에는 다시 가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여러 분위기를 봤을 때 저 집이 프랜차이즈일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구글과 디앤핑을 적절히 활용하여 폭풍 검색한 결과 저 식당의 이름이 희가덕이라는 것과, 중국 내 50여개의 도시에서 거의 500여개의 지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의 적당한 동선에 다른 지점이 있다는 것도 말이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이 바로 희가덕 연태대학교 지점이다.

희가덕(喜家德) 연태대점 외부와 주방
주문한 음식들

식당 앞쪽은 바로 연태대 대학가 부근이었다.

맛이 어땠냐하면... 내가 만약 연태 대학교 학생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씩 올만한 곳이었다.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기도 좋고, 부담없이 담백한 맛이 입맛에 쏙이었다.


비싼 식당을 가도 어딘가 조금은 불편했던 위생적인 부분도 이 가게에서는 문제없이 깔끔했다. 셀프로 만들어먹는 간장 코너도 양념마다 뚜껑이 다 있어서 날파리들을 완벽 차단했다.


우리나라보다 살짝 두꺼운 만두피지만, 전혀 이질감 없었고 오히려 아주 부드러운 수제비처럼 호로록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이 집의 시그니쳐 메뉴인 새우 물만두는 단연 최고였고 표고 버섯이 들어간 만두도 향이 일품이었다. 이 글을 쓰고있자니 그 만두들이 그립다. 소박하게 한 대접에 가득 담아 20원 (약 3천원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 소를 품고있는 물만두를 먹으려면 만원은 있어야 할 것 같다.


희가덕의 종이 메뉴판


희가덕도 종이 메뉴판에 자기가 주문할 것들을 연필로 표시해서 종업원에게 전달해주면 된다. 만두 자체는 종류가 많지않아서 고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메뉴판을 그대로 가져와 보관 해 두었다. 그 때 시켰던 메뉴판이라 우리가 먹은 음식들에는 연필로 표시가 되어있다. 이런 것도 추억이 된다.


중국 여러 도시에 많다니, 다음에 또 희가덕을 방문할 날을 위해 이 메뉴판도 한번 공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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