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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ys Dec 26. 2018

중국에서 꼬치 먹기 - 1

꼬치 메뉴판 중국어 정복


이상하게도 저녁 9시가 되자 연태의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는 듯 보였다. 돌아다니는 사람도 많이 없었고 거리가 한산했다. 연태대 번화가 주변은 좀 달랐을까? 가까스로 밤 열 두시까지 영업하는 가게를 찾았는데 다행히 2차로 가기에도 적당한 메뉴, 꼬치집이었다.


那些年一起吃串的地方

그 시절 우리가 함께 꼬치를 먹은 곳


감성적인 가게 이름과 깔끔한 내부가 쏙 마음에 들었다. 그 간 비위생적인 그릇 등 가게 상태 때문에 맘고생했던 A와 C도 안심하는 눈치였다. 일단 순생 칭다오를 한잔씩 하면서, 그릇에 쯔란도 올려놓고 꼬치가 오기를 고대했다. 꼬치집 주문하기는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니었다. 워낙에 꼬치 종류가 많다 보니 단어 양이 많았다.



1. 烧烤 (shāokǎo, 구운 육류)

종이로 된 메뉴판에 먹고 싶은 꼬치에 주문 개수를 적어서 종업원에게 주면 된다. 1개의 양이 작게 구성되어있어서 (한 꼬챙이) 여러 가지 종류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우리는 이미 식사를 하고 온 터라 맥주와 곁들여 먹을 안주 겸으로 조금만 주문했다.


好吃的麻辣排骨串 (hǎochīdemálàpáigǔchuàn) : 마라(麻辣) 소스를 한 갈비(排骨) 꼬치

养颜的蜜汁排骨串 (yǎngyándemìzhīpáigǔchuàn): 미용에 좋은(养颜) 꿀(蜜汁) 갈비 꼬치 (排骨串)

老板的羊肉串 (lǎobǎndeyángròuchuàn): 사장님(老板)의 양꼬치. 사장님이 메뉴 이름에 붙다니, 시그니쳐 메뉴의 느낌이 들어서 우리는 이 꼬치를 선택했다. 먹어보니 아는 맛, 그 맛있는 양꼬치 맛이다.


腱子肉 (jiànziròu): 다릿살 꼬치. 보통 중국 요리에서 고기(肉)라고 적혀있고 어떤 고기인지 쓰여있지 않으면 대부분 돼지고기라고 하는데, 꼬치류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原汁五花 (yuánzhīwǔhuā): 삼겹살(五花肉) 꼬치, 삼겹살의 비계와 고기층의 조화가 여러 겹의 꽃 같다고 해서 五花라고 부른다.

蜜汁梅肉 (mìzhīméiròu): 목살(梅肉) 꼬치

吊炉小羊排 (diàolúxiǎoyángpái): 화로에 구운 양 갈빗살 꼬치

닭날개(鸡翅) 꼬치

吊炉久香鸡翅 (diàolújiǔxiāngjīchì): 화로에 구운 닭날개(鸡翅 ) 꼬치. 누가 이게 맛있다고 해서 시켜봤는데, 그냥 평범한 닭날개 맛이었다. 요즘은 집에서 윙을 에어프라이에 굽는 게 훨씬 맛있다.

滋补羊肉串 (zībǔyángròuchuàn) : 건강에 좋은(滋补) 양꼬치, 아마 우리가 시킨 양꼬치와는 소스가 좀 다르거나 할 것으로 추측

猪肉串 (zhūròuchuàn) : 돼지고기(猪肉) 꼬치

烤牛肚 (kǎoniúdù): 소의 위 꼬치, 아마 소의 양, 벌집 양 등의 부위일 것 같다.

浮云凤爪 (fúyúnfèngzhuǎ): 닭발 꼬치, 爪 (fèngzhuǎ)는 닭발이란 뜻이다. 浮云은 뜬 구름이란 뜻인데, 아무것도 아니다(meaningless)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닭발 앞에 왜 붙었는지는 의문이다..

给力牛板筋 (gěilìniúbǎnjīn): 소 힘줄 꼬치

十全大补羊腰子 (shíquándàbǔyángyāozi) : 건강에 좋은(십전대보, 十全大补) 양 콩팥 꼬치

骨肉相连 (gǔròuxiānglián): 뼈(骨)와 살(肉)이 서로 밀접하게(相连) 붙어있다는 뜻으로, 오돌뼈와 함께 있는 고기 꼬치를 의미한다.

鸡心 (jīxīn): 염통 꼬치. 염통은 닭의 심장이었다.

鸡胗 (jīzhēn): 닭똥집 꼬치

牛板筋(소힘줄꼬치), 掌中宝(닭발바닥꼬치), 鸡胗(닭똥집 꼬치)

掌中宝 (zhǎngzhōngbǎo) :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掌中宝란 몸에 꼭 지니고 다니는 보배를 의미한다는데 음식에 있어서는 닭의 발바닥을 의미한다. 먹어본 적은 없지만, 콜라겐이 많아서 영양식이고 오돌뼈 같은 맛이 난다고 한다.

蘑菇筋 (mógūjīn): 직역하면 버섯 힘줄이라는 뜻인데, 허벅살 쪽에 있는 연골쪽 부위라 한다. 아마 부위 모양이 버섯 같아서 저런 이름이 지어진 걸까.

广式腊肠 (guǎngshìlàcháng): 소시지 꼬치. 腊肠은 중국식 소시지로 생긴 건 살라미나 프랑스 쏘시송과 비슷하게 생겼다.




2. 鲜味 (xiānwèi, 해산물류)


极品海虾 (jípǐnhǎixiā): 최고품질의 바다새우꼬치

海肠 (hǎicháng): 개불, 바다에 사는 장같이 생긴 것이란 뜻이겠지..? 개불을 꼬치집에서 먹다니 신박하다.

蒜蓉烤生蚝 (suànróng kǎoshēngháo): 마늘을(蒜) 다진(蓉) 양념을 한 생굴(生蚝) 구이

마늘양념을 잔뜩 올린 가리비구이(烤扇贝)

蒜蓉烤小扇贝 (suànróng kǎoxiǎoshànbèi): 다진 마늘 양념을 한 가리비(扇贝) 구이

碳烤鲍鱼 (tànkǎo bàoyú): 숯불에 구운 전복(鲍鱼) 구이

干马步鱼 (gànmǎbùyú): 건학꽁치 구이. 학꽁치를 马步鱼라고 하는데, 이를 말린(干) 것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쥐포를 먹듯 자주 먹는 듯하다.

烤鱿鱼 (kǎoyóuyú): 구운 오징어(鱿鱼) 구이. 맥주 도둑 안주.  

石器时代铁锅烧蛤 (shíqìshídài tiěguōshāohá): 석기시대 스타일 솥(?)에 양념을 해서 자작하게(烧)을 한 조개(蛤) 요리


3. 密秘 (mìmì, 비법 요리)

烤韭菜 (kǎojiǔcài): 韭菜는 부추로, 구운 부추 꼬치를 의미한다. 중국에서 꼬치를 좀 먹어본 사람이라면 부추 꼬치를 꼭 추천하곤 하는 것 같다. 짭짤하게 양념해서 구운 부추로, 고기 꼬치와 궁합이 좋다고 한다.

구운 가지(烤茄子)

烤茄子 (kǎoqiézi) : 구운 가지. 중국의 가지 요리는 진리라서 시켰다. 역시나 맛 좋고, 한국 가지나물과는 확연히 다른 촉촉하면서도 깊은 식감! 다만 소스는 가리비 마늘 소스와 똑같아서 아쉬웠다.

烤尖椒 ( kǎojiānjiāo): 꽈리고추 구이. 이게 이건 줄 알았으면 시켰을 텐데..

건두부로 만든다는 소계(素鸡) / 사진 : 바이두 검색

烤素鸡 (kǎosùjī): 소계 구이. 중국은 두부 종류가 어마어마하다. 素鸡(소계, sùjī)의 한자 풀이는 하얀 닭고기 살이라는 뜻인데, 두부피로 하얀 닭고기 살처럼 만들었다고 하여 이름이 붙었으며 식감이 좋다고 한다.

香甜糯玉米 (xiāngtiánnuòyùmǐ): 향기롭고 달콤한 찰옥수수

干豆腐卷金针菇 (gàndòufujuǎnjīnzhēngū): 건두부(干豆腐) 팽이버섯(金针菇) 말이(卷)

杏鲍菇 (xìng bàogū): 새송이 버섯

烤大蒜 (kǎodàsuàn): 구운 마늘, 꼬치 먹을 땐 구운 마늘도 필수. 우린 세 꼬치나 시켜 먹었다.



이 식당은 그릇이나 벽 액자에도 짧은 시가 적혀있는 등 감성이 넘쳤는데, 그런 수고로움에 어울리지 않게 서비스나 음식의 맛이 매우 표준화된 맛이었다. 누구도 싫어할 맛은 아니지만 특색은 딱히 없어서 매니아가 생기지도 않을 맛,


메뉴판 공부로 검색을 하다가 보니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깔끔한 곳에서 실패 하고 싶지 않을 때 갈 만한 식당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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