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울었다.
어차피 어느 누구와도 만날 일이 없고 급한 일 도 없으니, 내일 눈이 부어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상관없다.
당분간은 여기에 격리되어 있어야 하는 상황이 어떤 면에선 내게 자유를 준 것이다.
여기에 있으니 점점 더 선명하게 꿈을 꾼다. 나는 그립다. 가슴이 미어진다.
당장 전화해서 모든 걸 얘기하고 싶었지만, 이제 그러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고, 내 연락이 실례가 될까 봐 걱정되는 그런 사이가 돼버린 것이다.
그는 새로운 사진을 올리고, 나와 묶여있던 계정에서 나가고, 나를 언팔했다.
나는 그 변화 하나하나 알아차릴 때마다 유리멘탈이 되었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
진짜 나를 정리 하는건가? 새로운 사람이 생겨서 내 흔적을 지우는 건가? 이제 다시 볼 사람이 아니니 지우는 건가? 자꾸 눈에 보이면 마음이 안 좋아서 지우는 건가? 어떤 이유든 내 마음을 후벼 파고 아프게 했다.
나는 벌써 세 달째 모든 에너지를 이 이별을 받아들이는 데에만 쏟고 있는데, 그런 사소한 일 하나마저 받아들일 준비도 안되었던 것이다. 이제 정말 한계다. 과거 한 때의 흑백 사진처럼 소중하게 가슴 한편에 남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랐지만, 그런 경지를 기다리다가는 먼저 병에 걸릴 것이다.
모든 일은 먼 훗날에 맡겨 놓고,
내일부터는 살 궁리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