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입국하면서 나는 작은 호텔방에 2주 간 갇혀 있게 되었다.
하루는 그럭저럭 여독을 풀며 지나갔다.
오늘은 그 사람 생각이 많이 났다.
천장에 시야를 마비시킬 정도의 밝은 독서 조명을 쳐다보며 한참 동안 멍을 때렸다.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작은 자극에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나 자신이 어이없게 느껴졌다.
대체 언제 괜찮아질 수 있는 것인가. 그럴 수가 있는 것인가. 나는 왜 끊어내지 못하는가.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괴롭다. 나는 뭘 원해서 사랑을 한 걸까. 대가 없이 사랑했다면 이별도 미련 없이 할 수는 없는 것인가. 그에게서 사랑받는 건 내게 어떤 의미였던 걸까. 나는 무엇때문에 상처받았나.
알고 싶기도 하고 외면하고 싶기도 한 질문들을 숙제처럼 던져놓고 울음이 딸꾹질처럼 나왔다.
수많은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건 생각하는 건 너무 힘이 들어서 그 밝던 조명이 희미하게 보일 때까지.
크게 심호흡을 하고 세수를 했다. 내게 이 시간이 주어진 것은 행운일지도 모른다.
천천히 점점 나아질 거라고 주문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