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종종 사자가 발가락을 무는 꿈을 꿨어
너무 무서워서 잠에서 깬 나는
겁먹은 채로 엄마 방에 가서 안기곤 했어
커가면서 점점 사자 꿈은 꾸지 않게 되었고
오밤 중에 엄마에게 달려가는 일도 없어졌어
하지만 있잖아, 다 커버린 나도 사실 열두 달에 세네 번쯤은
사자보다 훨씬 무서운 꿈을 꿔
그 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인 꿈이야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무서워서 깼다가
꿈을 곱씹다가
사자 꿈을 꿨던 유년시절 나보다 더
아이처럼 울어버려
그게 진짤까?
아이가 인생의 환상 속에서 사는 것처럼
나도 아직 많이 모르고 있을까? 알아가는 게 너무 두려워
엄마에게 안겨 울기는 싫은데
누구든 상관없으니 잠시만 날 좀 안아줬으면 하는 생각을 해
다들 아이처럼 한 번씩 울곤 하잖아 그렇지?
그렇지 않다면 너는 아직 환상 속인 걸 수도 있어
영원히 환상에서 살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아
나는 보통 삼십 분이면 진정이 돼
오분 정도 울면 내일 걱정을 시작해 버리거든
오늘도 잘 넘겼어 엄마에게도 누구에게도
아이가 되어버린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다시 원래 내 나이로, 역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