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가 1000을 돌파하더니 2000, 3000을 돌파했다.
엊그제 나의 속상했던 경험을 신나게 브런치에 털어놓았는데
어제 갑자게 나의 그 글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반응에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 신경 쓸 만한 조회수도 아니고, 글 대부분이 그냥 생각났을 때 쓴 생활글이라 재미도 없고, 정보를 줄만한 내용도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물론 초기에는 조회수와 라이킷 수에 열광을 한 적도 있었는데 내가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는 게 바쁘다 보니 글 쓰는 것도 심심치 않게 까먹곤 한다.)
어제 오후에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다는 알림이 떴다.
무슨 로또라도 당첨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놀란 마음도 잠시... 내가 쓴 글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어떤 표현을 썼는지 자체 검열에 들어가기로 했다.
누가 나인 것을 알아볼까 봐 걱정 아닌 걱정이 되어 얼른 내 글에 있던 아이들 이름부터 지우고, 상황을 모호~하게 묘사하며 수정에 들어갔다.
비방한 글도 아니고, 거짓 글도 아닌 내 감정을 솔직하게 담은 나의 생활글이지만 아무래도 당사자가 알아볼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글을 수정하는 와중에도 계속 조회수는 오르고, 저녁이 되자 조회수 2000을 돌파했다.
밤이 되자 낮보다는 조회수가 천천히 오르는 것을 확인. 밤에 마음먹고 내 글을 천천히 뜯어봤다. 고치고 또 고치고, 또 고치고.... 를 반복해서 그렇게 글을 완성했다. 하루가 지나니 조회수는 3000이 되었다.
설마... 더 오르지는 않겠지.
유입경로를 찾아보니 아마도 다음, 구글에 오늘의 스토리에 뜬 것 같다. 브런치뿐만 아니라 많은 경로에서 하루에도 수많은 글이 올라오는데 모든 글을 다 읽어봤을 리 만무하고 얼떨결에 글이 올랐다는 건 아마도 에디터의 눈에 글 제목이 눈에 띄었을 것이다.
몇 주 전에 올린 글도 한번 이상하게 조회수가 폭주한 적이 있었는데 그 글도 제목 때문에 스포츠난에 소개된 듯싶었다.
인플루언서가 말과 행동을 조심하듯 아웃사이더에 속해있는 것을 즐기는 나도 괜히 내가 쓴 글, 내 과거를 돌아보며 노심초사했던 하루였다.
나처럼 내 글 보고 나인지 알아차릴까 봐 겁내는 소심한 소시민은...
나 혼자 글 올리고 내가 쓴 글 내가 읽고 좋아하는 내 글의 1호 애독자는...
다른 작가와 소통하기보다 혼자 글을 쓰는데 더 만족을 느끼는 나 홀로 작가는....
앞으로 에디터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내 글 내 맘 편히 쓰고, 읽는 사람 눈치보며 고치는 일 없도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 재미있을 것 같은 제목, 기발한 제목.
훠이~! 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