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디 말고 눈바디
다시 식단조절과 운동을 신경 쓰기 시작한 지 오늘로써 딱 3주가 되었다.
예전에 pt 받을 땐 매끈한 허벅지와 탄력 있는 엉덩이가 그렇게 멋져 보여 하체운동에 좀 더 집중했었다. 덕분에 한동안 나름 애플힙이라며 자신감 넘치던 때도 있었는데... 그게 벌써 4년 전이나 되었다며 언제부턴가 허벅지 근육라인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요즘 왜 이리 티셔츠가 잘 안 어울려졌나 생각해 보니 미세하게 어깨와 이두, 삼두근육 쪽에 지방층이 덮고 있어서 그랬었다는 결론을 내린 뒤 예전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상체운동의 중요성도 체감하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 가서 호텔 인피니티풀에서 등사진이라도 찍으려면 몸의 반쪽은 물에 담그지만 상체 부분은 보이게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번 글에도 말했듯 나의 희미해진 근육라인을 찾기 위해, 올챙이배처럼 볼록해진 나의 배를 탄탄하게 가꾸기 위해, 어떤 청바지라도, 어떤 티셔츠라도 그대로 걸치기만 해도 멋스럽게 어울리는 몸을 다시 만들고 싶어 나는 다시 나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식단 조절과 더불어 예전에 하던 운동대로 가슴, 삼두운동과 하체운동, 그리고 등, 어깨운동을 번갈아 하는 운동루틴을 짰고, 복근운동은 매일 하는 것으로 세트로 묶었다. 주로 집에서 했기 때문에 무거운 중량은 들 수 없었고 아쉬운 대로 2킬로, 3킬로 덤벨과 8킬로 케틀벨을 이용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생긴 변화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굴이 붓지 않는 것이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먹는 것을 조절하면서부터이다. 아침에 어떤 모습으로 눈을 떠도, 머리는 산발에 부스스한 모습까지도 예뻐 보인다는 말은 실화? 얼굴이 붓지 않으니 거울을 볼 때마다 기분도 좋아진다. 대만족이다.
그리고 복근. 복근은 며칠만 해도 바로 라인이 생기는 듯하다. 라인이라고 말하면 뭣하고 아주 연한 실금 정도? 저녁때 뭘 먹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운동을 하고 있는 티가 났다. 일자 모양을 유지하던 허리에도 라인이 살짝 드러난 게 보여 짜릿했다.
그다음엔 아찔하고 섹시해진 내 팔뚝. 복근 라인에 이어 2차 착시효과가 진행 중이다.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곳에서 내 팔을 돌리다 보면 안 보이던 그림자 같은 게 팔뚝 한가운데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팔뚝에 지방이 빠지고 근육이 잡히면서 라인이 생겼다는 말. 아직은 눈을 크~~~게 떠야 보이는 수준이지만 그 라인을 발견하면서부터 팔운동 어깨운동이 더 신나고 재미있어졌다.
예전에 운동 한참 할 때 어깨 근육이 정말 멋지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었는데... 다시 얼른 예전의 멋진 어깨로 돌아가고 싶다.
남들은 아무도 모른다. 보이지도 않을 거다. 나만 미세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라인. 그림자. 후훗.
변태라고(?) 생각될 수 있겠으나 나의 팔뚝에서 라인을 찾은 뒤로 내 핸드폰에는 팔뚝 사진이 여러장이다. 라인이 잘 보인다고 생각될 때마다 찍었다. 오늘 글의 커버 사진은 여러 사진 중 제일 잘 보이는 것을 고른 것이다. 이 역시 나만 보일테지만.. ㅎㅎ
하체 라인은 아직 큰 티가 나지는 않는다. 빛이 있는 곳에서 거울 앞에 서서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며 허벅지에 생기는 희미한 라인을 찾고 있는데 아직이다. 좀 오래 걸릴 것 같다. 하체가 만들어지면 어떤 청바지도 다 잘 어울리는데.. 라인을 되찾으면 꼭 예전이 입었던 청바지를 다시 입어봐야지. 그 옷이 살이 쪄서 안 맞게 된 건지 빨래 건조기 돌려서 줄어들었던 건지 내 몸으로 확인해 봐야겠다.
가장 눈에 띄어야 하는 변화. 몸.무.게.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탄수화물의 간식을 끊었고, 점심과 저녁은 현미밥으로 먹고(도시락까지 싸가지고 다니는 중이다) 수분 보충도 운동할 때의 수준으로 마시는 양을 늘렸는데... 줄지 않은 원인은 잘 모르겠다.... 좀 오래 걸릴 것 같으니 이 부분은 마음을 내려놓기로.
그래도 몸무게 숫자에 일희일비하지는 않는다.
왜냐 다이어터들의 변하지 않는 진리를 믿기 때문이다.
누가 나를 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나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눈바디의 시작이다.
변화를 알아차리고 그 변화를 즐길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주저하지 말고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