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운동과 삶

운동으로 나를 조금씩 되찾기

나를 관리하다 = 나를 사랑하다

by The G G

약 3주 전부터 식단관리와 엄격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다시'라는 말은 예전에도 했던 적이 있음을 의미한다. 덕분에 번아웃 직전까지 갔던 나는 조금씩 예전의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나는 출산을 하고 나서 1년쯤 뒤부터 수영과 PT를 받으며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며 바디프로필까지 찍어보았는데 복직하면서 모든게 바뀌었다. 바프몸매에서 유지어터로, 유지어터에서 다시 관리가 필요한 몸으로 아주 천천히 변해갔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엄격히 관리했던 식단은 일반식으로, 하루 한 시간 고강도 운동은 출근을 고려한 저강도 운동으로 ... 어쩔 수 없었던 면이 컸다. 나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적당히 살았었다.

또, 복직을 하고 나니 학교 생활에 내 책임이 커져 있었고 그만큼 내 업무는 Too Much... 내가 맡은 아이들은 늘 훨씬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는 아이들이 넘쳐났고 그만큼 우리 교실은 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렇게 너무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학교 일과 우리 반 아이들 일로 내 에너지 90% 이상을 쓰고 집에 돌아오면 더 이상 나를 보살필 여유도, 시간도,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은 게 당연했다. 우울지수가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아져 가고 있었는데 번아웃 직전까지 갔던 것 같다.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지내던 중 다행히 내 마음을 바꾸게 되는 계기를 만나게 된다.

작년에 예쁘게 입었던 청바지 허리가 잘 안 잠기고, 개구리 배처럼 볼록해진 상체, 다리 근육 라인 대신 둥글어진 허벅지.. 나의 외모뿐 아니라 웃음기 잃은 표정, 하루하루 교실에서 이 악물고 버티며 살고 있는 나의 멘탈에도 위기의식이 느껴졌다. 이러저러 나의 상황은 나를 재정비하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주고 있었던 것 같다.

때마침 추석 연휴 때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인피니티풀에서 등사진 인생샷을 건질 목표를 갖게 되었다. 우선 나의 외적인 부분부터 관리에 들어가기로.


몸관리의 핵심은 워낙 식단이 8할이라 마음먹자마자 간식부터 싹 끊었다. 그리고 다시 현미밥 120g + 단백질 100g + 채소들로 구성된 식단으로 돌아갔다. 현미밥을 밀프렙으로 소분해서 얼려놓고 현미밥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고 있다. 부족한 단백질은 보충제를 하루에 두 번 간식으로 마시며 보충하고 있다.

그다음으론 운동. 평일엔 예전에 했던 홈트 프로그램을 찾아내서 (사실 예전 나의 글들의 공간인 네이버 블로그에 엄청, 엄청 잘 정리해 놨던 터라...) 상체(가슴, 삼두)-하체-상체(어깨, 등) 프로그램을 돌렸다. 그렇게 한 2주를 하고 나니 주말에도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났다. 예전에 한창 운동을 할 땐 평일엔 수영+헬스(PT), 주말엔 달리기를 하곤 했었기에 그 추억을 소환해서 주말엔 달리기를 시작했다.

낮엔 직장생활로, 퇴근하고 오면 육아로 도저히 나 혼자의 시간을 낼 수 없어 새벽이라는 블루오션의 시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오히려 그 덕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었다. 여튼 평일 새벽엔 출근하느라 맘이 바빠 간단히 홈트로 근력운동만 하고, 대신 시간 여유가 많은 주말에 아침 일찍 일어나 달리기를 뛰게 된 것이다.


홈트야 거의 매일 그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해왔지만 달리기는 정말 띄.엄.띄.엄. 했었기에 솔직히 다시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었다. 2월 달에 남편이 내 생일선물로 사준 달리기용 운동화를 석 달이나 신발장에서 꺼내보지도 않고 있다가 2주 전에 처음 그 신발을 신고 달려보았는데 그냥 기분이 좋았다. 내킨 김에 달리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모자와 허리에 착용하는 조그만 가방과 두툼한 달리기용 양말까지 샀다. 엊그제는 새로 구매한 용품들을 풀장착하고 더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달리기는 띄.엄.띄.엄. 했었지만 그동안 홈트는 잊지 않고 해와서인지 달리면서 지구력이 많이 좋아졌음을 느꼈다. 달리다가 숨을 못 쉴 것 같이 아팠던 갈비뼈 통증도, 달리고 난 뒤 그 뻐근한 다리통증도 모두 모두 기분이 좋았다. 달력을 보니 내일은 현충일. 바로 휴일이다. 내일 새벽에 또 달리러 나갈 생각을 하니 내일이 기다려진다.


누구는 학교 일에 너무 바쁘고 힘들어 운동에 나눠줄 에너지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운동으로 땀을 뻬며 에너지가 충전되는 듯하다. 그 덕에 학교에서 그 빡센 아이들에게도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나를 돌볼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그런 와중에 이렇게 브런치에서 글까지 쓰고 있지 않은가.

온통 학교와 우리 반 아이들에 빼앗겼던 나를 이제야 정신 차리고 조금씩 되찾는 기분이 든다.

나를 관리한다는 것은 곧 나를 사랑한다는 것일 게다.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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