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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순댕 Jan 23. 2021

[그빵사]80. 언제나 당 충전이 필요할 땐

아는 맛이 제일 무서워

[그냥 빵을 사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초보 홈 베이커의 빵 만들며 드는 생각들




지난번 그빵사 [제65화. 초코칩 쿠키]에서도 일을 하기 위한 메이트로 초코칩 쿠키를 구웠었는데 오늘도 같은 이유로 초코칩 쿠키를 선택하였다. 마치 '최종_최종_진짜 최종. jpg'의 느낌으로다가 작업을 하고 있는 요즘 며칠 전 스모어 쿠키를 만들어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초코칩 쿠키가 당겼다. 다들 베이킹에 들어가는 버터와 설탕 양을 한 번 직접 보고 난 후에는 다시는 안 먹는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나는 그 아주 당이 가득하고 찐득한 그것이 너무 먹고 싶었다. (아는 맛이 제일 무서워) 그래서 오늘도 초코칩 쿠키를 만들려고 하는데 지난번과 다른 레시피를 선택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베이킹을 하도 많이 했더니 초코칩을 만들었단 사실을 까먹어서 새로운 레시피를 찾은 것이었다. 바삭한 쿠키와 쫀득한 쿠키 중에 좋아하는 것은 서브웨이 느낌이 나는 쫀득한 쿠키를 좋아한다. 그래서 서브웨이 st 초코칩 쿠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점심을 먹기 전에 계란 하나를 꺼내서 실온에다가 놓아 냉기를 빼놓고 밥을 다 먹고 난 후 식기세척기로 그릇을 다 몰아넣고 초코칩 쿠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모든 재료를 계량해 놓는데 흑설탕과 황설탕이 간당간당했다. 흑설탕은 레시피 양의 반밖에 없어서 황설탕으로 대신 채웠는데 그것마저도 탈탈 털으니 아주 간신히 필요한 양에 딱 맞았다. 다음엔 버터를 법랑 냄비에 넣고 녹이기 시작했다. 쿠키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하나는 버터를 실온에 놓아 말랑말랑해진 상태로 핸드믹서를 풀어서 사용하는 것과 지금처럼 버터를 녹이는 방법이 있다. 나는 후자의 방법을 사용할 때 쿠키를 '간단한 베이킹'이라고 생각이 된다. 전자의 경우 버터를 대충 말랑말랑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핸드믹서를 돌렸다간 사방으로 버터가 날아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설탕까지 넣는다면? (이하 생략) 이번에도 버터를 녹이는 방법이라서 매우 쉽게 만들 수 있었다.  녹인 버터에 설탕, 소금 그리고 바닐라 익스트랙을 넣고 섞은 다음 계란 1개를 넣고 섞고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를 체에 쳐서 넣고 주걱으로 섞으면 아주 윤기가 흐르는 쿠키 반죽이 된다. 여기다가 다크커버춰 200g 한 봉지를 그대로 쏟아부은 뒤 섞어주고 비닐봉지에 반죽을 넣고 평평하게 펴 준 뒤 냉장고에서 1시간 동안 휴지 시켜주었다. 그 사이 베이킹하느라 왕창 나온 설거지거리를 식기세척기에다가 넣은 뒤 동작을 눌러주었다. 베이킹을 하는데 식기세척기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 구나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방 안으로 들어가서 1시간을 기다렸다.


냉장고에서 딱딱하게 굳은 반죽을 꺼내와서 80g씩 나누는데 총 10개가 나와서 일단 반죽을 6개만 오븐 팬에 올려서 동글동글하게 만든 뒤 컵을 가져와서 꾹 눌러서 납작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다음엔 아주 작은 키세스 초콜릿 모양의 초코칩을 꺼내와서 위에 5~6개씩 장식으로 콕콕 박아주었다. 이게 과연 녹지 않고 그대로 있는 건지 궁금해서 빨리 오븐에 넣고 싶었다. 180도 오븐에서 12분이 지난 쿠키는 거의 손바닥만 하게 퍼져 있었다. 반죽 안에 넣은 다크 커버춰는 녹았는데 장식으로 콕콕콕 넣은 초코칩은 녹지 않고 그대로 박혀있어서 신기했다. 오븐에서 바로 나온 쿠키는 말랑말랑해서 오븐 팬 위에 20분 이상 말려야지 단단해지는데 나머지 4개의 반죽을 구워야 해서 식힘망 위에 유산지를 깔고 뒤집개로 살살 들어 올려서 옮기다가 하나는 그만 반으로 찢어지고 말았다. 이왕 찢어진 김에 조금 떼어서 먹었는데 식지 않은 쿠키는 이에 달라붙어서 조금 뒤에 먹기로 했다. 오븐 팬 위의 테프론 시트를 한번 휴지로 닦은 후 남은 4개의 쿠키 반죽을 올려서 초코칩으로 장식해준 뒤 다시 오븐에다가 넣고 12분 후에 빼서 그대로 식혀주었다. 쿠키 모양은 쭈굴쭈굴한 게 생각보다 예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맛은 아주아주 달고 맛있었다. 크기가 너무 커서 한 번에 먹기는 힘들고 반으로 나눠서 먹어야만 했는데 나중에는 반 정도로 작게 만들어도 괜찮겠다 싶었다. 반 조각을 시식하고 나서는 입이 너무 달아서 결국 일을 할 때는 쿠키 없이 일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지만 초코칩 쿠키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 밤이 아주 든든하다! 맛난 것 먹고 힘내서 열심히 잘 마무리해보자!!



쿄쿄쿄 맛난 초코칩쿠키와 함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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