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짠단짠은 진리
[그냥 빵을 사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초보 홈 베이커의 빵 만들며 드는 생각들
저번엔 버터 더니 이번엔 계란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요즘 AI 여파로 계란값이 폭등했다고 하여 계란 하나만 들어간 베이킹을 해보려고 계획은 했었지만 사실 오늘은 초코 롤 케이크를 만들고 싶었다. (계란 3개 필요) 냉장고를 딱 열어보니 계란이 하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어쩔 수 없이 계란 하나만 들어간 베이킹을 할 수밖에 없으니 #노에그베이킹 혹은 #계란하나베이킹으로 찾아보다가 콘플레이크 쿠키를 발견했다. 마침 집에 콘플레이크도 있겠다, 계란도 하나만 들어가겠다 싶어서 오늘은 콘플레이크 쿠키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쿠키를 만들려면 한 시간 이상 계란과 버터를 냉장고에서 꺼내놓아 실온 온도로 맞춰놓아야 하는데 즉흥적으로 메뉴를 정하는 경우가 많은 나는 이 작업이 제일 힘들다.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릴 수 없어서 버터는 최대한 작게 잘라 전자레인지에 10초, 10초를 끊어서 돌려서 사용하고 있지만 이 방법은 되도록이면 비추천인 게 버터가 많이 녹아도 안되고 오래 돌리다간 터져서 전자레인지 전체를 닦아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저도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성격이 좀 급한 나로 써는 빨리빨리하고 싶은 마음에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 (하하) 레시피에서는 버터를 핸드믹서로 푸는데 지난번 덜 녹은 버터와 설탕을 넣고 핸드믹서로 돌리다가 이리저리 튀는 걸 보고 이번엔 손 거품기로 풀어보기로 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편한 핸드믹서를 두고 왜 사서 고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힘겹게 설탕과 소금부터,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까지 잘 넣고 섞은 뒤에 콘플레이크를 넣고 섞어주었다. 그리고 겉에 묻힐 플레이크를 다른 용기에 담아서 손으로 으깨준 뒤 반죽을 아이스크림 스콘으로 한 스쿱 떠서 으깬 플레이크 위에 튀김옷처럼 묻혀주었다. 오븐 팬 위에 올린 위 손바닥으로 눌러서 납작하게 만들어주면 완성이 된다.
반죽은 총 10개가 나오는데 오븐 팬 위에 최대 6개까지 들어가서 나머지 4개는 따로 굽기로 하고 예열한 오븐에 반죽 6개가 누워있는 팬을 넣고 14분을 기다렸다 꺼냈다. 많이 안 퍼지는 쿠키라더니 정말 팬닝을 했을 때보다 아주 조금 부풀어 오르기만 했다. 고소한 냄새가 솔솔 나는 것이 너무 좋았다. 식힘망 위로 첫 번째 판 쿠키를 옮긴 뒤 4개를 오븐 팬 위에 올려 구워주었는데 이건 엄청 많이 퍼져서 왜 그런가 생각했더니 겉에 묻힌 콘플레이크가 거의 끝물로 남은 가루를 다 털어서 묻힌 게 눈에 띄었다. 혹시 이게 모양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나 추측해보았다. 혹은 반죽을 실온에 오래 놔둬서 녹았나 싶기도 하고. 점심을 먹고 난 뒤 콘플레이크 쿠키를 맛보았는데 그냥 버터 쿠키보다 훨씬 더 바삭하고 고소했다. 또한 버터쿠키는 먹고 나서 입에서 사라지는 만면 콘플레이크 쿠키는 계속 그 맛이 혀에 남아서 맴돌고 있어서 계속 당기게 되는 그런 매력이 있다. 그리고 반죽에 넣은 소금과 달달한 설탕이 단짠단짠 조화를 이루는데 소금이 좀 더 많이 들어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뭐든 레시피 정석대로 하는 것이 최고가 아니겠나 하고 이대로 만족을 하기로 했다. (하하) 입이 심심할 때 하나씩 집어먹게 되는 콘플레이크 쿠키였다.
단짠단짠 콘플레이크 쿠키!
꼬소합니당!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