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의 망은 잊을 망이 아닌데
[하루 늦은 망종]
2023.06.07
망종의 망은 잊을 망(忘)이 아닌 까끄라기 망(芒)이다. (종은 씨 종(種) 이다.) 그런데 오늘이 망종임을 잊었다. 그래서 6월 6일 현충일이 망종이지만 현재 7일로 넘어가는 새벽 1시에 다급하게 글을 쓰고 있다.
망은 까끄라기라는 뜻으로 벼같이 수염이 있는 곡식을 파종하는 때다.
‘쓰지 말까?’
이 말이 툭 튀어나왔다.
이미 지나간 거, 어차피 처음 두 절기는 빼먹은 거,
망종 하나 잊었다고 큰일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짧은 줄 몇 자 적어놓고 이런 글을 써 올리는 것과 안 쓰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 고민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오늘 망종을 써 올리지 않으면 열 번째 절기, ‘하지‘를 쓰지 않을 것 같으니까. 망종을 끝으로 24 절기의 글은 이대로 끝이 날지도 모르니까.
안 써도 된다.
쓸 필요도 없다.
그런데, 써도 된다.
짧은 줄 몇 자 적었다고, 망종 하루 늦게 올렸다고 무슨 큰일 나는 것도 아니다.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쓰지 않는 것도 아무 상관없다면
써서 올려본다.
이 글을 올리면 하지에도 글을 쓰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