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자하는 귀한 마음
[그냥 빵을 사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초보 홈 베이커의 빵 만들며 드는 생각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벌써 겨울인걸까? 추워서 이불 밖으로 얼굴만 내놓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레몬 파운드케이크가 만들고 싶어 졌다. 레몬 제스트가 들어간 반죽을 구워 그 위에 하얀색의 레몬 아이싱을 뿌린 싱그러운 파운드케이크! 유튜브를 찾아보니 반죽을 구운 뒤에 구멍을 송송송 뚫어서 설탕+레몬즙을 뿌리면 안이 촉촉하고 겉은 바삭한 레몬 파운드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상상을 하니 군침이 돌았다.
이불 밖을 박차고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총총 걸음으로 집 근처 마트로 가서 레몬을 찾았다. 가장 저렴한 게 3개의 1800원. 주먹보다 작은 사이즈로 저렴한 대신 상태는 많이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어차피 즙을 짜고 껍질을 갈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이걸 고르기로 했다. 이 추운 날 레몬 하나 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이 들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집 밖을 벗어나는 일을 너무나도 귀찮아하는 내가 레몬 하나를 사려고 문을 나서게 만드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새콤한 레몬 파운드가 당겨서? 베이킹이 재밌으니까? 아니면 글을 쓰기 위한 소재를 찾아 나선 건가? 정답은 이 모든 건 다 합한 이유일 수도 있고 아님 나도 모르는 아예 다른 이유일 수도 있겠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이런 궁금증이 들 때는 ‘하고자 하는 마음은 귀한 마음’이라는 말을 되새겨보곤 한다. 인문학 강의에서 들었는데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은 굉장히 귀한 에너지로써 매번 생겨날 수없고 또한 영원할 수도 없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 아낌없이 써야 한다고 했다. 그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때 해야 한다.
그렇게 좋아 죽겠던 원데이 클래스도 코로나가 터지고, 찬바람이 부니까 마음이 시큰둥- 해지는 걸 보면 마음에도 유효기간이 있나 보다. 빵 만들고 싶은 그 마음. 잘 쏟아내어 보자. 열심히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