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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한솔 Aug 03. 2023

나의 또로나 체험일지

코로나19에 두 번째 걸린, 그 혹독함 경험담

침을 삼킬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아시는가!?


나도 또로나 대열에 합류했다. 2022년 3월 처음 걸렸을 때와 유사했지만 훨씬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내가 여태껏 큰 병이나 사고 없이 지내왔으니, 이번 코로나19 두 번째 확진 기간이 가장 장 기간 아팠던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7. 27.(목)~28.(금)

 처음 발단은 지난주 목요일 오전이었다. 눈이 따가운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내가 최근에 휴대폰을 너무 들여다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래서였을 수도 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코로나19의 증상이었을 수도 있겠더라. 그리고 그 무렵 뭔가 몸 상태가 안 좋았다. 동료 직원께 몸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을 할 정도로 안 좋았고, 특히 오후 17시 무렵에는 열은 나지 않았지만 몸이 으스스 매우 추운 오한 증상이 나타났다. 즉시 코로나19 진단 키트로 검사를 했는데, 음성이 나왔다.

 이때까지는 최근에 내가 냉방병 등으로 인해 감기에 걸렸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났는데, 퇴근 후 바로 저녁 7시 무렵 이불을 둘러쌓고 누웠다.

 그러다 깼는데 나는 한 6시간은 잤다고 생각했었는데 고작 9시더라. 다시 잠을 자고 또 몇 시간 후에 깨고를 반복했고 다행히 오한 증상은 상당 부분 극복(?)했다.


출근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하루 지나면 또 주말이니까. 출근해서 일했다. 큰 증상이 없다가 퇴근 후 그날 밤부터 인후통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 코로나19 걸렸을 때 보다 훨씬 목이 부었고, 침을 삼키면 따가운 느낌의 통증이 심해 침을 삼킬 수 없었다. 무려 이날부터 5일 이상을 침을 잘 삼키지 못하고 별도 통에 뱉었다.


7. 29.(금)~30.(토)

 병원에 평생 잘 가지 않는 나는, 통증이 심해 토요일 아침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9시 10분이었는데 이미 접수가 완료됐단다. 다음으로 가까운 곳에 전화를 했는데 휴가 기간 안내가 들렸다. 마지막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전화를 하고 겨우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안내데스크에서는 코로나19 의심으로 체온을 측정했는데 정상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코감기와 목감기 증상이 있다고 하셨다. 의사 선생님의 콧물 기침은 없냐는 물음에, 콧물은 없고 목의 통증이 심하다고 말씀드렸다. 검사해 보니 콧물도 있다고는 하셨는데, 아무튼 목감기 코감기 증상이라고 하셨고 약을 4일분을 지어주셨다.


 병원을 나오면 잠깐 몸이 괜찮아지는 건 공식인가? 통증이 완화된 느낌이 있었고 그 틈에 죽으로 끼니를 때웠다. 그런데 점심 이후부터 통증이 심해졌다. 약 먹기 전 억지로 죽을 몇 숟갈 먹었는데 고통스러웠고, 약 넘기는 순간도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날은 더운데 선풍기 틀기는 부담스럽고, 잠을 자기 전까지 침을 삼킬 수 없어 계속 뱉어 내야 했다.


7. 31.(월)

 주말 동안 약을 먹었지만, 1도 나아지지 않았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이틀 합쳐 죽을 억지로 한 그릇(편의점 양반 제품 기준)을 먹었으니 몸 상태가 좋아질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침을 계속 못 삼키고 뱉어야 하는 것과 약을 먹을 때처럼 가끔씩 목구멍으로 무엇을 넘겨야 할 때 대단히 고통스러웠다. 밥은커녕 물 한잔도 못 먹고, 침도 못 삼키니 이거 원. 참을성이 좋은 편인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더라.


 이른 아침, 회사에 도저히 아파서 못 간다고 전화드렸다. 10여 년 직장 생활 간 거의 처음이었던 듯하다. 그리고 다른 목 통증 완화를 위해 토요일에 처음 갔다가 접수가 마감됐었던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이번엔 휴가기간으로 아예 문을 열지 않더라. 조금 떨어졌지만 인터넷상 평이 좋은 다른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다행히, 내가 1등으로 도착해서 9시 되자마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 이전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보여드렸고 목이 너무 아프다고 말씀드렸다. 코로나19가 의심된다며 검사 의사를 물으셔서 바로 해보자고 했다. 

 15분 뒤, 의사 선생님은 예상(?)대로 확진이라고 알려주셨다. 목 통증이 심한 나의 상황을 고려해 항생제 등을 보강해 약을 5일 치나 처방해 주셨다. 기존 약도 못 먹게 된 상황에서 새 약을 5일분이나 받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지나고 보니 정말 잘한 일이었다. 약 같은 건 아끼지 말고 넉넉히 받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느꼈다.


8. 1.(화)~8. 2.(수)

약 먹은 직후 통증이 살짝 완화되는 느낌이 있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계속 침을 삼킬 수 없었고, 하루 평균 죽 한 그릇을 억지로 먹는 삶을 되풀이했다. 날은 덥고, 선풍기나 에어컨은 잘 못 틀고, 침은 계속 뱉어야 하고, 뭐 먹은 거는 없어서 배가 고프고 힘은 없고.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었다.


 몸무게는 5킬로 가까이 빠졌다. 물론 하루 이틀이면 5킬로 충분히 회복가능하지만, 방구석에서 아무것도 안 했음에도 뭘 먹지를 못하니 살이 그만큼 빠진 것이다. 그래도 순간순간 조금 완화되기도 했는데 그때 죽이든 과일 주스든 우유든 무엇인가를 통증을 참으며 영양분을 보충했다. 그런데 그러다가 또다시 통증이 심해짐이 반복돼서 2일에는 아예 저녁 전까지는 죽도 먹지 않았다. 아무것도 목 뒤로 넘기지 않아야 목 통증이 완화될 것 같아서 그랬다.


8. 3.(목)

 이제야 통증이 꽤 완화되었다. 점심때 볶음밥을 먹었다. 6일 만에 처음 죽이나 엑체가 아닌 밥을 먹은 것이다. 이제 완전히 다 나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통증이 살짝 있었는데, 지금 나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 조심하고자 크게 아프지 않았더라도 그 이후로 한참 동안 음식을 먹지 않았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다시 죽을 먹고 약을 먹었다.


 내 느낌상 이제 80% 정도 회복된 느낌이다. 그래서 그나마 이제 힘이 조금 나 이렇게 나의 지난날의 또로나 기록을 글로 썼다.






처음에 열은 안 났지만 오한과 같은 증상, 그 이후 인후통 증상으로 이어진 것은 지난해 3월의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 증상과 유사했다. 그런데, 침을 못 삼킬 정도로 증상이 심각했다. 그것이 무려 6일간 이어졌다.


열이 나거나 몸을 움직이기 힘든 쪽으로 통증이 있었던 정도면 버티고 참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침을 못 삼키는 건 정말 방법이 없는 일이고,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첫 코로나19 확진 경험 이후, 내가 굉장히 우습게 봤다가 큰코다친 것 같았다. 그 이후 백신 검사를 하지 않아서였을까, 이번에 상당히 큰 고통을 겪었다.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는 물론, 침을 삼킬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깨달았던 시간이었다.


 한 가지 신기했던 건, 코로나19 확진 전 모기가 엄청 나를 물곤 했는데, 확진 후 모기를 매일 봤고 잡을 힘이 없어 물릴 각오를 하고 동침했는데 며칠간 나를 물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명 3일 동안은 내 눈으로 모기를 목격까지 했기에 확실히 모기는 나의 근처에 늘 있었음에도 물지 않았다. 참으로 기묘한 일이다.


 이제 거의 다 끝나가는 듯하고, 음식을 먹어도 큰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한 주간 고통의 시간을 보냈기에, 확실히 회복됐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침을 계속 뱉으며(?) 목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다.


 확진이 되어도 안 아프게 지나갈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중증 환자로 혹은 사망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코로나19이니만큼, 조심 또 조심하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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