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공모 기간, "응모 작품 둘러보기"를 눌러보았는데시작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작품들이 벌써부터 응모했더라.
하나하나 살피기 힘들어 제목만 쓱 훑는 수준으로 스크롤을 빠르게 넘겨보았다. 그렇게 대충 훑어보는 가운데에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었다. 은근히 단 10화~11화로 구성되거나 분량이 30~40분에서 그 이하인 작품이 꽤 있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짧은 분량의 책이 대상을 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출판사로 여러 차례 참여한 바 있는 출판사, 민음사의 편집자께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대상 후보자를 선정하는지에 대해 알려준 영상이 있었다. 여기서 내가 기억에 남는 말은, "브런치북" 자체 내용으로는 종이 책으로 나오기에 분량이 부족하기에 그 내용을 더 채울 만한 작품 혹은 작가인지를 고려한다는 취지의 말이었다.
여기서 분량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거나 능히 분량을 감당할 수 있는 작가(작품, 소재)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빡 들었다.
그래서 제11회 응모 작품들을 보며, 앞서와 같이 분량이 짧은 브런치북은 대상을 받기에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그 생각이 일리가 있는지 알고 싶어 제10회 브런치북 출판프로젝트 대상 수상 10개 작품의 분량을 살펴보고 정리해 보았다.
보는 것과 같이 대체로 적정 분량을 갖추고 있었다. 11화 12화로 "화"의 수가 적은 작품은, 대신에 모두 읽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표기한 "분"이 각각 171분과 93분이 될 정도로 길었다. 반면, 43분과 46분, 49분 등 상대적으로 소요 시간이 50분이 못 미친 작품의 "화"는 각 14화, 18화, 19화를 보이는 등 화의 수는 어느 정도 됐다.
즉, 게시글 수를 의미하는 "화"의 수가 어느 정도 되거나, 읽는 데 필요한 소요시간을 의미하는 "분"의 길이가 어느 정도는 나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게 다 결과론일 수도 있다. 제11회 대상 작품들은 대체로 분량이 짧은 작품들로 구성될 수도 있고, 예외에 속하는 작품이 일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전술한 것처럼, 종이 책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분량을 채울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고 한 민음사 편집자 분의 말에 비추어 그 기반이 되는 브런치북의 분량도 어느 정도는 되어야 대상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조심스러운 부분이라 단어 선택에 있어서 다소 애매모호한 "어느 정도"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대상작품들을 살펴본 결과 분량 외에도 아래 기술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 "어린이", "노인", "팀장"과 같은 특정연령대나 보직과 관련된 내용
- "운동", "디자인", "민법", "음식"과 같이 작가의 전문성 및삶을 다룬 내용
- 어떤 "문제"가 있는 것과 관련된 소재의 브런치북(대체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거야,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우리 가족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또한, 특별상과 대상 선정작의 소재 차이를 비교해 본 결과
특별상 작품에는 흔히 요즘 많은 조회 및 구독수를 자랑하며 인기를 얻는 작품 소재인 "이혼", "결혼", "연애", "동거" 등 남녀와 관련되거나 "여행"과 같은소재 작품이 더러 있었지만,
대상 작품에는 이들 소재가 없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시 말해, "특별상"은 받기 좋은 소재일지언정 "대상"을 노리기엔 어려운 소재일 수 있다는 말이다.
제11회 공모에서는 "특별상" 이 없는 만큼, "대상" 선정작에 어울리는 소재인가 하는 점을 고려해야겠다.
어설픈 분석(?), 글쓴이의 주관이 포함된 분석이니 너무 심각하거나 진지하게 받아들이시기보다는 재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제11회 공모 과정을 통해 모두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뜻깊은 결과나 깨달음을 얻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