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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한솔 Sep 25. 2023

지금은 메달 색과 순위를 떠나 박수받는 시대다!

은메달 딴 선수가 죄책감을 갖던 때도 있었다.

지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진행 중이다. 황선우 선수가 출전하는 수영, 우리나라의 강세 종목 펜싱과 태권도, 언제나 최고 인기 종목인 축구.


다 재미있었지만, 평소 잘 접하기 힘들었던 '조정' 종목이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더라. 메달권이 아니어도 말이다.




오늘 대한민국 최초로 수영 남자 계영 8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수영 자유형 50m에서는 지유찬 선수가 21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그 금빛 메달을 확정짓는 마지막 터치패드 순간에는 굉장히 짜릿했다. 남자 펜싱 사브르에서는 지난 아시안게임과 동일하게 우리나라의 두 선수 구본길 선수와 오상욱 선수가 맞붙어 이번에는 오상욱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경기를 보았다.


또한 오늘 내가 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 김서영 선수의 동메달, 이번에 처음 신설된 태권도 남녀혼성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순간도 TV 생중계로 봤다.




10년 전에 글을 썼다면, 금메달 외에, 은메달, 동메달에 대한 언급을 과연 했을까?!


 나도 변했고 사회인식도 변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는 부분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태권도에서 은메달을 땄을 때 아쉬움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값지고 잘했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는 것이다.


 내가 학창 시절이던 20년 전, 태권도와 같이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에서 은메달을 땄다면 굉장히 분해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수의 국민이 비슷한 감정을 가졌고 표했다. 선수들은 죄송하다는 말을 했고, 마치 대역죄인이 된냥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제는 은메달, 동메달 땄다고 부정적 시선을 보내지 않음은 물론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선수들도 물론 아쉬워는 하지만 예전같이 죄인모드는 아니다.

 

 뿐만 아니라 4위, 6위, 본선 혹은 결선 진출을 실패해도 우리는 최선을 다한 선수들께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어렸을 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은 그저 가슴 조마조마하며 봤는데, 지금은 국적불문 최선을 다하는 선수 모두를  응원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보고 있다. 축제 공연을 보듯이 말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부터 특히 이 같은 인식변화가 크게 일어난 듯했다.




 나는 다른 분야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적용됐으면 좋겠다. 직장에서, 취업전선에서, 대학입시에서.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 합격, 1~2등이라는 성과를 내지 못해도 최선을 다한 그 모습 자체에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보냈으면 좋겠다.


불과 수년 정도 사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기에 충분히 다른 분야에서도 인식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머지않아 성숙하고 건강하며 행복한 대한민국 사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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