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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용 어디 없나? 동심을 일깨운 <드래곤 길들이기>

보는 재미가 확실, 원작을 못 봐서 더 재미있게 본 듯.

by 곽한솔

기온이 30도가 넘어가는 여름철 주말 오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피서지는 가까운 도서관과 영화관이다. 미션임파서블을 본 지 열흘밖에 안 됐지만 다시 영화관을 찾은 이유다. 처음에는 <드래곤 길들이기>가 원작 애니메이션이 있는 있으며 그닥 끌림이 없었다.

(좌)포스터 출처 : 유니버설 픽처스

그런데 개봉 후 흥행이 꾸준히 되고 있으며 평도 좋고, 원작을 안 본 나로서는 전작과의 비교점 등 원작이 있는 영화의 단점보다는 탄탄한 스토리 등 강점만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보기로 했다.


관객의 80~90%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온 케이스.

예전에는 아이들이 많이 찾는 영화 상영관은 다소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몰입이 덜 돼 선호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이제는 아이들의 흥미진진해하는 반응이 흐뭇하기만 하더라. 물론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나도 어린이와 같은 마음이긴 했다.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관람했다.




포스터 출처 : 유니버설 픽처스

CG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어색함이나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실사화 및 판타지 영화 특유의 빼어난 미장센, 그리고 다양한 용들이 등장해 보는 눈이 즐거웠다. 용을 새 보듯 했다. 클리셰 가득한 전개와 스토리지만 원래 이런 영화는 이렇게 단순 명료하고 이해가 쉬워야 몰입하기 좋기에 적절해 보였다.


어디 반려용 없나? 주인공 나이트 퓨어리의 귀여운 모습에 카우고 싶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모처럼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다. 최근 애니는 겉으로는 아이를 겨냥한 듯 보이나 그 내용의 깊이로 볼 때에는 사실은 성인을 위한 애니가 많았는데, 애니 실사인 드래곤 길들이기는 아이들을 위한 영화이면서도 성인도 빠져들게 하는 그란 영화였다.

포스터 출처 : 유니버설 픽처스

아쉬운 점은 상영 시간이 125분으로 길다는 점이다. 길다 보니 중후반부는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고 흥미가 초반보다 떨어지더라. 성인인 내가 느끼기에도 이런데 주 관객층인 어린이들은 더 힘들었으리라. 그래도 일부 화장실 다녀온 아이들 외 대부분은 자리를 뜨지 않고 잘 관람하긴 했다. 긴 상영 시간에 비해 전투 씬이 다소 짧게 느껴졌다. 각기 다른 개성의 용이 다수 등장했지만, 그 개성을 십분 발휘하는 용들의 전투 씬 혹은 활용도가 길지 않아 흥미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힘들었다.


특히 주인공 히컵 역의 더빙 연기가 많이 아쉬웠다. 나는 우리나라의 전문 성우분들에 대한 신뢰도가 굉장히 높아 자막보단 성우 더빙 버전으로 영화를 보곤 하는데 히컵 역의 더빙이 (뒤로갈수록 좀 잊혀지긴했지만) 발성부터해서 여러모로 부족하게 느껴졌다. 후에 찾아보니 역시나 전문 성우가 아니었더라. 주인공 역을 주 관객층이 어린이였던만큼 전달력이 뛰어난 검증된 전문 성우가 맡지 않은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요약하자면 상영 시간이 긴데 반해 박진감이 쪼끔 떨어진다는 것과 주연 배역의 더빙 성우의 연기에 아쉬움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이미 애니가 시리즈로 나온 만큼 실사 영화도 2편, 3편으로 이어질 것인데, 이들 후속작은 1편의 단점을 보완할 것이기에 더 기대가 된다.


무더운 여름 주말 오후, 더위도 피하고 모처럼 동심의 세계에 푹 빠지고 싶은 분들이라면 볼만한 영화다.

포스터 출처 : 유니버설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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