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12. 6.] 다방면에서 훌륭했던 공연이었다.
메시지, 연기, 연주의 3가지 요소가 완벽했던, 어린이는 물론이거니와 어른 관객에게도 만족스러운 공연.
여러분, 어느덧 12월입니다. 3월부터 시작했던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리뷰단 활동 이야기도 이번이 마지막이네요. 최근 내린 눈이 일부 건물과 길을 덮으며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을 보인 오늘, 서울돈화문국악당을 찾았습니다. 한 번도 안 본 유형의 공연인 '어린이 환경극' <북극곰 이야기>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국악당 입구를 들어서기 전 외벽의 산타 조형물이 관객을 반겼고요. 입구를 통과하니 마당에 공연 북극곰 이야기 포터월과 크리스마스트리, 북극곰을 탄 산타 등의 조형물이 참 예뻤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더군요.
공연장 1층 로비에도 갓을 쓴 작은 두 마리의 아기곰과 어른 곰의 아주 귀여운 조형물이 반겼는데요. 어제와 오늘, 그러니까 2일간 3회만 펼쳐지는 공연임에도 어린이 관객을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열어준 것이 참 좋았고 감사했습니다. 이날 방문한 어린이들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을 것이고, 선명히는 아니더라도 서울돈화문국악당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마음속에 남아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 국악과 이곳 국악당을 자주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북극곰 이야기
시작에 앞서 배우분께서 공연에 대한 유의사항 등을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요. 어린이의 거침없는 대답에도 능숙하게 소통을 해나가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배우가 솜뭉치 눈을 가리키며) 이 눈이 진짜일까요 가짜일까요?"라는 공연가의 물음에 한 어린이는 솔직하게 "가짜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때, 저는 공연가께서 조금 당황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프로는 다르더라고요.
"맞아요, 가짜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의 상상력이 필요해요"라는 말에 감탄했습니다.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해 나가는 그 역량이 대단했고요. 성인인 저에게도 깊은 울림을 줬습니다. 이건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어린이들만 상상력을 가지고 공연을 볼 게 아니라 어른들도 상상력을 더해 본다면 더욱 재미있는 관람이 되기에 본격 공연 전부터 한 방 먹었습니다.
귀여운 곰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귀여운 캐릭터와는 달리 환경극 특성상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온 이상으로 북극곰이 멸종 위기라는 묵직한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이 메시지가 쉽고 명확하게 잘 전달된 공연이었습니다.
배우도 악사도 단 두 분이었음에도 공연은 상당히 풍성했습니다. 자녀가 없다 보니 어린이 극을 볼 기회가 없었거든요. 처음 본 셈인데 배우분들 대단하시네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홀로 다 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소화해 나가며 무대를 꽉 채우는데 계속 감탄했습니다.
사실 일반 연극 및 음악 공연에서 대사나 가사가 들리지 않아 아쉬웠던 적이 많았는데, 특히 주 대상이 어린이다 보니 발음이 정확했고 쉬운 언어로 잘 전달되다 보니 이 부분도 저에게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대사나 가사가 잘 안 들리는 공연보다 잘 들리는 어린이 극이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날 등장한 많은 가락들이 다 좋았지만 특히 메인 테마곡 가락이 상당히 좋았고 그 가삿말도 좋았습니다. 이를 라이브 공연으로 이렇게 듣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관객에겐 즐거운 일인데요. 60분이라는 공연 내내 악기를 연주하는 두 악사 분들에 대한 존경심도 들었습니다. 시종일관 연주를 하는데, 때로는 상황에 맞는 재미있는 소리를 내며 극의 흥미를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어른 공연도 어린이 공연처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무대였습니다. 보는데도 듣는데도 쉬웠고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배우는 관객에 더 친절했고 더 많은 소통을 주고받았습니다. 그게 좋았습니다. 그래서 어른 관객들에게도 어린이 대하듯 더 배려하는 공연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부모와 아이가 손잡고 보는 공연으로, 환경보호라는 메시지도 잘 전달되었으며, 국악 연주까지 어우러져 다방면에서 참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좋은 공연 펼쳐준 '창작연희단체 광대생각'에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리뷰단으로서 총 9차례 리뷰를 남겼는데,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공연은 늘 옳았습니다. 실망시키는 법이 없기에 국악당에 방문하시어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 공연들 재미있게 자주 관람하시면서 힐링도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