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원 중 제일 고민이 많았던 건 단연 국, 영, 수였습니다. 국어는 책을 읽으면 되고, 영어는 대화할 줄 알면 되며, 수학은 엄마아빠가 이과였으니 어느 정도는 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학원을 보내지 않고도 학교 공부에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고, 결론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국어는 책만 읽어서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책을 잘 고르는 것부터 난관이었습니다. 읽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걸 표현하는 방법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학교 숙제도 만만치 않았구요. 그래서 제가 독서논술을 배웠습니다. 독서와 논술이라는 두 낱말이 이렇게 붙어 다닐 수 있다는 게 참 낯설었지만 학부모 연차가 쌓일수록 이 또한 익숙해졌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단, 억지로 하는 건 세상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재미있게 읽고 더 재미있게 독후 활동할 수 있는 갖가지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그 덕분에 아직까지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니 아이들뿐만 아니라 제 인생에서도 독서논술은 정말 중요한 낱말이 되었습니다.
영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별도의 과정을 통해 배우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특별한 콘텐츠를 가지고 진행하는 엄마표 영어교육에도 기웃거려 보았으나 외국어에 젬뱅이였던 저는 이거야 말로 전문가를 이용해야한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학원을 선택했습니다. 대신 영어 교육에 대한 방향만은 뚜렷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초등 6년 동안은 듣고 말하기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고 다행스럽게도 유치원에서 운영하는 어학원이 그런 모토였기에 무리 없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수와 연산, 도형, 측정, 규칙, 확률로 이뤄지는 수학은 각자 좋아하는 영역이 따로 있을지라도 골고루 접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교구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연산 실수는 늘 있는 일이라 고민은 좀 있었지만 그걸로 학원에 보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가고 싶어 하지 않았으니까요. 세 아이 모두 5학년 즈음하여 수학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모두 다른 곳에 다녔습니다. 큰아이는 맞는 학원을 찾아 대여섯 군데는 옮겨 다녔습니다. 둘째는 첫 번째 학원에서 자리를 잡았고, 막내는 조근조근 알려주는 여자 선생님을 찾아 다녔습니다.
삼남매가 함께 다닌 태권도 도장은 관장님이 아이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크면서 운동의 강도를 높이며 새로운 종목을 배우도록 했고, 그것이 만족스러웠는지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방학마다 운동하러 도장으로 갑니다. 그리고 피아노와 기타, 미술 등을 배웠습니다.
아이들이 학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주관적이었습니다. 친구, 선생님, 거리, 버스 등 그때 그때 다른 이유들로 학원을 골랐습니다. 짧게 다닌 곳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몇 년 이상 다녔습니다. 엄마가 선택한 곳은 얼마 다니지 못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본인이 생각하기에 합리적이라는 확신이 서면 꽤 긴 시간을 성실하게 다녔습니다.
아이의 주관을 믿느냐고 누가 제게 묻는다면 망설이며 겨우 “...네...”라는 답을 끌어다 붙여야합니다. 고등학생이 된 후에야 겨우 알아갑니다. 학원도 당사자가 좋아야 다니지 코뚜레 해서 데려다 놓은 학원은 늘 끝이 좋지 않았습니다. 학원을 현명하게 이용하려면 학원을 다니는 본인이 필요성을 느껴야 합니다. 그 이유가 설령 시덥지 않은 것이라 해도 믿고 보내는 게 끝은 더 좋았습니다. 너무 늦게 깨달은 건 아닌가 싶어 불안하다가도 시작이 반이라며 스스로 위로하는 대목입니다. 믿는 만큼 큰다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