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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칼라책방 Dec 26. 2020

예술혼을 불태우며

Go, Back - 9


선사시대 사람들은 동굴 벽에 그림을 그렸다. 사냥도 잘 되고 아기도 많이 낳게 해 달라고.

아이들은 방바닥에 그림을 그린다. 엄마 화나게 하려고 하는 건 아닌데 화를 내는 엄마를 보면 행복해하는 것 같다. 단지 느낌일 뿐인가...





그래서 나는 그림을 그릴 만한 곳에 하얀 종이를 붙여줬다. 엄마는 화를 내지 않고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을 택했다. 

예술혼을 불태우는 이곳에는 쓰윽 쓰윽 붓 소리가 가득했다.





이렇게 깔아주면 족히 이틀은 놀 수 있다. 친구가 함께 있는 날은 면적을 더 넓게 해 주면 된다. 채색 도구를 다양하게 바꿔주면 깔개 그림의 유통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십 년도 더 지난 일인데 무슨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림을 그렸는지도 기억한다. 어제 슈퍼에서 두부 사는 건 잘도 까먹으면서, 냉장고 열고 '뭐 꺼내려고 했더라?' 하면서... 그 예전의 일은 어찌 이렇게 기억을 잘 하누. 

이래서 모정은 때론 위험하다. 아이들에 대한 거침없는 직진 사랑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눈빛과  냄새를 기억하며 곱씹기까지 한다. 

아~~~! 이래서 '내리사랑'이라고 하나보다. 내가 아이들에 대한 기억을 고이고이 담아 뒀다가 들춰보는 것처럼 우리 엄마와 아빠도 그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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