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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칼라책방 Mar 14. 2021

속상한 일이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Go, Back - 12

무언가 속상한 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다. 책상 밑에 저러고 들어가 세상 끝난 듯한 표정으로 울고 있지 않은가! 이제 막 걸음마를 하는 아기를 속상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엄마가 이유식을 부족하게 줬나? 곰돌이 책을 한 번 밖에 안 읽어 줬나?... 

일 년 365일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기쁜 날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날도 있고, 감정의 기복 없이 일에 휩쓸려 보내는 날도 있다.

어제는 이런저런 걱정이 많은 날이었다. 코로나도 걱정이고, 앞으로 일이 더 없어지면 어쩌나... 큰 애는 연습이 잘 되고 있는지, 둘째의 수학 문제는 왜 계속 어려워만 지는지, 막내가 교육부에서 빌려온 전자기기는 잘 작동되는지...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었다. 걱정을 떠안고 돌아다니느라 어깨가 너무 무거웠다. 책상 밑을 바라보니 내 가방과 책으로 꽉 차 있었다. 내 걱정들은 책상 밑으로 들어간다고 해결될 것이 아닌가 보다.

꼬여버린 매듭을 하나씩 쥐고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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