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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칼라책방 Mar 22. 2021

스티커는 붙여야 제 맛!

Go, Back - 13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엔 '이게 뭘까...' 싶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아,,, 이런 거구나!' 할 때가 있다. 


아이들과 스티커 붙이기를 할 때는 손가락으로 콕 콕 집어주며 "여기에 붙여 볼까?"라고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붙인 곳에 붙이고, 붙이고, 또 붙이고, 붙이게 된다. 다른 곳도 보게 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 여러 곳에 붙이고 나서 인정을 받은 이 친구는 시야를 매우 넓게 펼쳤다. 도화지 밖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시야는 본인의 몸을 포함했다. 

우선 얼굴에 붙이고... 다섯 손가락에 스티커를 하나씩 붙인다. 재밌어진 스티커 붙이기는 발가락까지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진다. 세 아이가 모두 그랬다. 붙인 곳에 또 붙이기 단계가 지나야 얼굴에 붙이기로 넘어간다. 

스티커를 한자리에 덕지덕지 붙이는 단계를 충분히 겪어야 적당한 칸을 채울 수 있는 것처럼 나도 영어공부를 같은 자리에서 돌고 도는 느낌이다. 글쓰기도 돌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붙이고 또 붙이기'를 충분히 겪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아이들을 떠올리니 나도 그런 단계인가 싶어 안도감이 든다.

 

화면에 글을 다다다닥 쓰다가도 '← Back Space'를 수도 없이 누른다. 요즘 읽고 있는 Script는 이상하게 어색하고 잘 안 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써야 하고, 꾸준히 읽어야 할 이유는 내가 아직 '붙이고 또 붙이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역시 스티커는 붙여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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