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Back - 14
유독 엄마를 찾는 아이.
청소한다고 등을 보였더니 나를 부르는 아이.
"왜?"라고 물으며 눈을 맞추니 말도 없이 두 팔을 활짝 벌리는 아이.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엄마 손길 보존의 법칙으로 당당하게 요구하는 아이.
그래서 늘 왼쪽 옆구리에 이 아이를 끼고 살았다. 오른손으로는 밥을 하고, 전화를 받고, 물건값을 계산하고, 커피를 마셔야 했으니까.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숨이 넘어갈 듯 울었다.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울어 입술이 파래지고 온몸에 힘을 잃어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병원에 데려갔더니 의사 말에 기가 차고 코가 찼다.
엄마가 좋으니까요.
의사 자격증을 찾아보았다. 벽에 걸려 있는 걸 보니 의사가 맞긴 하다.
엄마가 반드시 시야에 들어 있어야 하는 아이 때문에 화장실은 더 이상 개인 공간이 아니었다. 활짝 열린 문은 아이와 나를 연결해 주었고 아이는 엄마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지금은 나보다 더 큰 이 아이.
평범한 사춘기 아들이다. 방에서 잘 나오지 않고 건조한 표정에 말 수도 줄어든 아들.
하지만 물을 마시러 나왔다가 나와 마주칠 때면 내 어깨를 꾹 움켜쥔다.
"아직도 엄마가 좋니?"
"응."
단 한 글자의 대답이지만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소리다. 응.
그때 그 의사에게 사과하고 싶다. 이름에 'ㅂ'이 들어가는 분이셨는데...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아직도 엄마가 좋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