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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칼라책방 Dec 02. 2021

피로사회

다락방 - 10 

* 6월 2일 독서토론

* 두런두런다락방

* 줌



푸코의 규율사회를 면역학적 패러다임으로, 현대 성과사회는 면역학이 통하지 않는 사회로 보았다. 한병철이 말하는 현대사회는 내가 무한 긍정의 상태로 진입하면서 끊임없이 내달리게끔 되어 있다고 한다. 이것이 '자기 착취'라는 개념으로 설명된다.


한병철에 따르면 나는 철저히 나를 착취하고 있다. 독후감을 마무리하는 그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쉼을 진행할 것인지, 다시 말해 나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뇌하는 피로사회의 전형적인 인간이 바로 나다. 그런데 나는 그런 '나'가 좋다. 한병철은 피로사회에서 개인에게 부여되는 무한 긍정 채찍질이 우울증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푸코가 말하는 규율사회에서는 개인의 나약함으로 인해 우울했다면, 현대 사회는 개인의 탓보다 사회 구조적 문제야. 그러니까 당연한 병리적 현상이라는 거지.

사회복지 분야에서 말하는 보충적 개념과 제도적 개념이 구분되는 기준이다. 사회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는다면 보충적 개념의 사회복지가 실시된다. 하지만 사회구조적 원인으로 인해 개인의 한계를 넘어서는 원인에 대해서는 제도 역시 개인을 다룰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우리도 규율사회였어. 하지만 우리 애들이 성인이 된 지금은 성과사회고, 한병철이 말하는 피로사회야. 우리는 그 둘을 모두 경험한 세대라고 할 수 있지.

그야말로 시대를 관통하는 삶인가... 먼저 세대가 겪은 우울과 미래 세대가 겪는 우울의 원인과 증상과 구조가 다르다면 꼭 '우울'이라고 같은 이름을 붙여야 하는 걸까...



규율사회에서 노동자와 가본가가 대립했다면 성과사회는 대립각을 세울 상대가 없어. 굳이 찾자면... 나 자신?

그래서 나를 넘어서기 위해 그렇게도 부단하게 자기 계발서를 읽는 것일까.

나와 너의 차이가 면역학적 반응으로 인해 이질감을 느끼는 사회는 이미 지났다. 현대 사회에서 그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과거처럼 격렬한 면역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 경계 자체가 불투명해졌으며 나 혼자만의 무한 경쟁에 돌입했으니까.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생각하는 삶'이라는 독특한 명언으로 마무리된 이 토론은 현대인의 앞으로의 삶은 각자 알아서 하자고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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